글로벌 빅파마 미팅 쇄도…행사장 인산인해 “달라진 위상 생생”
“미팅하느라 너무 바쁘네요. 글로벌 빅파마에서 먼저 연락이 오기도 했습니다. K바이오의 위상이 높아진 걸 생생히 느낍니다.”
미국 보스턴 컨벤션센터에서 지난 5일(현지시간)부터 8일까지 열린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바이오USA)’에 참석한 국내 바이오기업들은 K바이오의 달라진 위치를 실감했다고 입을 모았다. 현장에서 만난 바이오기업 대표들의 얼굴에는 ‘자신감’이 가득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바이오USA에 참석한 한국 기업·기관은 지난해 255곳에서 2배 이상 늘어난 544곳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국내 기업들은 글로벌 빅파마 관계자를 비롯해 주요국 규제기관 관계자 등과 비즈니스 미팅 및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힘썼다.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롯데바이오로직스 등 국내 대표 기업들의 부스는 인산인해를 이뤘다.
11년 연속 참가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행사장 입구에 자리 잡아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다른 기업 부스들과 달리 친환경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기존 브로슈어 인쇄물 대신 QR코드를 준비하고, 기념품으로는 마 소재로 만든 가방을 제공해 ‘지속 가능한 위탁개발생산(CDMO)’의 비전과 실천 의지를 강조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부스 내부에 마련된 3개의 회의실은 고객사 미팅으로 쉼 없이 채워졌다. 라운지 공간에도 사람들이 북적였다. 행사장 곳곳에는 ‘당신의 믿을 수 있는 CDMO 파트너(Your Trusted CDMO Partner)’라는 문구를 심어 홍보 활동에 주력했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참가한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올해 본격적인 수주 활동을 위한 미팅에 나섰다. 회사 관계자는 “행사 전에 공식적으로 잡힌 미팅도 30건으로 많다고 생각했는데, 현장에서 찾아오는 경우도 많다”라면서 “해외 제약바이오기업들의 관심을 많이 받아 기쁘다”고 밝은 표정을 보였다.
한국바이오협회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국내 바이오기업들의 해외 네트워크 구축 및 비즈니스 활성화를 위한 한국관을 운영했다. 유바이오로직스, 아이진, 우정바이오 등이 기술 이전, 투자 유치, 파트너십 확대 등을 위해 모였다. 행사 기간 한국관에서만 총 394건의 파트너링 미팅을 진행, 지난해보다 154건 늘었다.
백영옥 유바이오로직스 대표는 “20여 개 회사와 미팅을 진행했다. 관심을 가진 회사들이 부스로 찾아오기도 했다”라면서 이를 토대로 빠르면 올해 내로 성과가 나올 수도 있을 것 같다”라고 자신했다.
비즈니스 미팅을 위해 바이오USA에 참석한 전태연 알테오젠 전무도 예년과 달라진 위상에 놀라움을 표현했다. 전 전무는 “행사 2일 차까지 30건 이상의 미팅을 진행했다. 바로 다음 주로 약속이 잡히기도 했다”라면서 “글로벌 빅파마로부터 먼저 제안도 들어왔다”며 미소 지었다.
7일 미국 보스턴 시포트호텔(Seaport Hotel)에서 열린 ‘코리아 나이트 리셉션(KOREA NIGHT Reception)’에서도 K-바이오의 높은 인기를 재차 확인할 수 있었다. 바이오기업 관계자 뿐만 아니라 글로벌 빅파마, 해외 규제기관, 벤처투자자(VC) 등 많은 사람들이 네트워크 확장을 위해 힘썼다.
한 기업 관계자는 “불과 10년 전까지만 해도 K-바이오에 기대하는 사람이 없었다”라고 회상하며 “이제는 확실히 달라졌다”라고 강조했다.
한국바이오협회와 KOTRA가 주최한 ‘코리아 바이오텍 파트너십(KBTP 2023)’에서는 한국의 과학 역량에 대한 긍정적인 의견이 나왔다. 모더나 공동창업자인 로버트 랭거(Robert S.Langer) 미국 매사추세츠 공대(MIT) 교수는 김용태 멤스젠 대표와 대담 중에 “한국 출신의 박사 후 연구원과 대학원생 10~15명을 만났지만 전부 훌륭했다”면서 “모두 좋은 곳으로 가게 됐고, 직접 창업한 몇몇 바이오텍은 기술의 최첨단을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