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싱하이밍 겨냥 “가교 적합치 않으면 한중 이익 해쳐”

입력 2023-06-12 17:00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저녁 서울 성북구 중국대사관저에서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를 예방해 관저를 둘러보고 있다. 230608 (이투데이DB)

용산 대통령실은 12일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에 대한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외교부가 (싱 대사를 초치해) 충분히 우리 입장을 전달했고 우리 중국 주재 대사관에서도 전했기 때문에 대통령실의 추가 입장은 없다”면서도 “다만 대사라는 자리는 본국과 주재국을 잇는 가교인데, 그 역할에 적합하지 않으면 본국과 주재국의 이익을 해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언급한 ‘가교 역할 부적합’과 관련해 “외교관의 임무를 규정한 국제협약이 있다. 비엔나 협약”이라며 “41조에 외교관은 접수국의 법령을 존중하도록 규정했고 같은 조항에서 외교관은 접수국의 내정에 개입해선 안 될 의무가 있다고 규정했다”고 짚었다.

싱 대사의 논란의 발언은 9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나왔다. 싱 대사는 “중국의 패배에 베팅하는 이들은 나중에 반드시 후회한다”며 도발적인 발언을 했다. 또 대중 무역 적자에 대한 이 대표 언급에 싱 대사는 “솔직히 그 책임은 중국에 있지 않고, 최근 한국의 대중국 무역 적자가 확대되는 문제를 우리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일각에선 탈중국화 시도를 중요한 원인으로 설명한다”며 윤석열 정부 외교정책을 겨냥하기도 했다.

대통령실은 앞서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이 논란의 발언이 나온 당일 즉각 비판한 바 있다. 조 실장은 9일 국가안보전략연구원·국립외교원·통일연구원·한국국방연구원이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연 '윤석열 정부 출범 1주년 외교·안보·통일 분야 평가와 과제' 공동학술회의 기조연설에 나서 싱 대사를 겨냥해 “국가 간 관계는 상호존중이 기본이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외교부는 장호진 1차관이 같은 날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 싱 대사를 불러 문제의 발언을 ‘외교 관례에 어긋나는 비상식적이고 도발적 언행’이라 규정하며 엄중 경고와 강력한 유감을 표명했다. 또한 싱 대사가 다수 언론 앞에서 문제의 발언을 한 건 외교사절의 우호 관계 증진 임무를 규정한 ‘비엔나 협약’ 위반이자 내정간섭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