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전세사기, 역전세 등 전세 시장 불안이 커지면서 월세 선호현상이 커지고 있다. 실제 서울에서는 전용면적 60㎡ 이하 소형 평형 아파트의 경우 임대차 계약 2건 중 1건은 월세 계약인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경제만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1~5월 서울에서 거래된 전용 60㎡ 이하 아파트 전·월세 물량은 총 5만9324건으로 집계됐다. 이중 전세 거래량은 2만9720건, 월세 거래량은 2만9604건으로 월세 비중이 49.9%에 달했다. 국토부가 해당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1년(1~5월 기준) 이래 가장 높은 비중이다.
서울 소형 아파트 월세 비중은 △2017년 40.0%(2만8820건 중 1만1523건) △2018년 35.4%(3만182건 중 1만674건) △2019년 34.6%(3만3463건 중 1만1562건)로 하락세를 보였다. 이후 2020년 36.5%(3만9058건 중 1만4248건)로 상승 반전한 뒤 2021년 42.8%(4만862건 중 1만7475건), 2022년 48.3%(5만7265건 중 2만7658건) 등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1~5월 서울 25개 자치구에서 소형 아파트 월세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금천구로 나타났다. 1~5월 금천구 소형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은 총 1513건으로 집계됐는데 이중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66.5%(1006건)에 달했다.
금천구 외에도 △송파구 58.7% △중구 57.3% △구로구 57.2% △마포구 55.8% △강북구 55.5% △관악구 55.4% △강남구 55.0% △중랑구 53.4% △서대문구 52.2% △양천구 52.0% △용산구 51.7% △은평구 51.3% 등 13개 자치구에서 월세 비중이 절반을 넘겼다.
이처럼 월세 선호 현상이 짙어지면서 월세 가격 100만 원이 넘는 거래도 역대 최다치를 기록했다. 1~5월 서울 소형 아파트 월세 가격 100만 원 이상 거래량은 총 5998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4824건 대비 24.3% 증가한 수치다.
올해 소형 아파트 월세 거래 중 가격이 가장 높았던 곳은 용산구 한남동 한남더힐로 나타났다. 이 아파트 전용 59㎡형(6층)은 지난달 1일 보증금 2490만 원, 월세 830만 원에 계약이 체결됐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전세사기 온상이었던 빌라에서도 월세 선호현상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1~5월 빌라 전·월세 거래량은 전체 5만1189건으로 나타났다. 이중 월세 비중은 46.1%로, 전년 동기 37.9% 대비 8.2%포인트(p) 늘었다. 특히 전세사기 이슈가 컸던 화곡동이 있는 강서구의 경우 빌라 월세 비중이 지난해 23%에서 올해 36%로 대폭 증가했다.
황한솔 경재만랩 리서치연구원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3연속 동결하면서 전세자금 대출 금리가 내려왔지만, 여전히 전세사기와 역전세 불안감에 월세 선호현상이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