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과 극 대환대출]대출 한도 소진한 은행 속출…인프라 전용 신용대출도 선봬

입력 2023-06-1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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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금액 90%가 시중은행으로 몰려
당국, 대출액 소진하자 한도 일시완화
기대 이상 인기에 신규 서비스 속도전

▲온라인·원스톱 대환대출 플랫폼이 지난달 31일 시행됐다. 금융소비자들은 클릭 몇 번만으로 카카오페이, 토스, 네이버페이 등 대출 비교 플랫폼이나 주요 금융사의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 신용대출 금리와 한도를 비교하고 대출 갈아타기까지 한 번에 할 수 있다. (연합뉴스)

은행 영업점을 방문하지 않고도 스마트폰 터치 몇 번으로 더 낮은 타 금융사 금리로 갈아탈 수 있는 ‘온라인·원스톱 대환대출 인프라’의 시중은행 쏠림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출시 첫날 금융권 간 이동의 90%가 은행에 달할 정도로 ‘그들만의 잔치’가 된 모양새다. 시중은행들이 월간 대출 한도를 소진하자 금융당국은 취급 한도를 일시적으로 완화하기로 했다.

19일 금융당국 및 금융권에 따르면 16일 기준 금융회사 간 1만7481건의 대출이동이 있었고, 4472억 원 규모의 대환대출이 이뤄졌다. 영업일(13일) 기준으로 계산하면 일 평균 1344건, 344억 원 규모의 대출 갈아타기가 이뤄진 셈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대환대출 인프라 서비스 시행 이후 비슷한 규모로 꾸준히 이용 고객이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라며 “앞으로는 구체적인 갈아타기 건수나 규모를 좀 특별한 수치가 달성되면 안내를 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온라인·원스톱 대환대출 인프라를 통한 쏠림현상 방지를 위해 애초 시범운영 기간(잠정 2년) 금융회사별 전년도 신용대출 전체 취급액의 10%와 4000억 원 중 작은 금액을 연간 신규취급 한도로 제한하기로 했다. 사실상 은행들은 4000억 원을 기준으로 월 333억 원의 취급 제한을 받은 셈이다. 문제는 대환대출 인프라 운영 나흘 만에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월별 취급 한도인 333억 원을 모두 소진했다는 점이다.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결국 금융당국은 대환대출 인프라 운영 초기임을 감안해 상당수 차주의 대환 수요를 고려, 당분간 금융사별 취급 한도에 제한을 두지 않고 운영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현재 월별 한도를 모두 소진한 은행권도 추가로 대환대출을 해줄 수 있게 됐다.

당초 시중은행들은 대환대출 인프라 출시를 앞두고 다소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금융당국의 설득 속에 대부분 은행은 빅테크에 입점하는 형태로 조심스레 참여 의사를 내비쳤다. 당장 경쟁을 위해 더 낮은 금리의 상품을 내놓아야 하는 데다 플랫폼에 수수료까지 내줘야 하는 만큼 상황을 부정적으로 봤다.

하지만 정작 서비스가 시작되자 은행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졌다. KB국민은행은 ‘KB 온국민 신용대출’, 하나은행은 ‘하나원큐 신용대출 갈아타기’를 대환대출 인프라 전용 금융상품으로 내놓으며 차주들을 더 낮은 금리와 높은 한도로 유혹했다.

‘KB 온국민 신용대출’은 일반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KB 직장인든든 신용대출’보다 한도가 5000만 원 늘어난 최대한도 3억5000만 원의 상품이다. 증빙소득이 발생하는 직장인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하나원큐 신용대출 갈아타기’는 신잔액 기준 코픽스기준금리로 설정해 일반 신용대출 금리보다 낮게 책정했다. 금리 하단을 연 4.615%로 책정했는데, 이는 일반 신용대출 금리 하단(연 5.315%)보다 0.7%포인트(p) 낮은 수준이다.

현재 대환대출 인프라를 통해 ‘우리원(WON)하는 직장인대출’을 제공하는 우리은행도 전용 상품 출시를 검토 중이다. 신한은행은 당장 전용 상품 출시 계획은 없지만, 이달 중 시중은행 최초로 대출비교 플랫폼 출시를 앞두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연말엔 주택담보대출에 대해서도 대환대출 인프라를 적용할 계획인 만큼 은행들도 미리 신용대출을 대상으로 전용 상품을 개발하는 등 테스트를 하고 있는 것 같다”며 “하반기에는 은행들도 더 많은 플랫폼과 제휴를 통해 서비스 확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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