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20일 국회의원 정수 축소를 주축으로 하는 ‘정치 쇄신 3대 과제’를 이행하겠다고 약속했다. 3대 과제 안에는 의원 정수 10%(30명) 감축, 국회의원 전원 불체포특권 포기, 무노동·무임금 제도 도입이 포함됐다. 이와 함께 그는 법인세 인하 등 조세 개혁에 본격적으로 착수하고 재정준칙을 도입하겠다고 천명했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진행된 본회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책임 있는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3대 정치 쇄신 공약’을 제안한다”며, 그 첫 번째 공약으로 ‘국회의원 정수 10% 감축’에 나서자고 야당에 촉구했다.
그는 “주권자인 국민이 (국회의원 수가) 많다고 생각하는 덴 분명 이유가 있다”면서 “입법 남발로 자꾸 경제공해, 사회분열을 일으킨다고 야단을 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의원 정수는 300명이다. 10% 줄어도 국회는 잘 돌아간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두 번째로 무노동·무임금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면서 “출근 안 하고 일 안 하면, 월급도 안 받는 것이 상식이고 양심이라는 것을 우리(국회의원)도 깨달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김남국 의원처럼 무단결근, 연락 두절에 ‘칩거(蟄居)’까지 해도 꼬박꼬박 월급이 나오는 직장이 세상에 어디 있냐”면서 “안 그래도 ‘일하지 않는 국회’, ‘개점휴업 국회’라는 오명을 쓰고 있다”며 제도 도입 필요성을 역설했다.
김 대표는 마지막 정치 쇄신 공약으론 ‘국회의원 전원 불체포특권 포기 서명’을 내걸었다. 그는 “국회가 드디어 불체포특권을 내려놓을 때가 왔다. 우리 모두 불체포특권 포기 서약서에 서명할 것을 제안한다”면서 “야당의 답을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불체포특권 포기를 약속해놓고 손바닥 뒤집듯 그 약속을 뒤집었다. 국민을 속인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대표는 이날 법인세 인하 등 조세 개혁 의지도 드러냈다. 그는 “우리나라 법인세 최고세율이 무려 26.4%다. 미국, 프랑스, 영국보다 높고, 심지어 중국보다도 높다”면서 “상속세 폭탄은 백년기업의 탄생을 가로막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럽에서 가장 가난했던 나라, 아일랜드는 세계 최고 부자나라로 올라섰다. 법인세 인하가 전 세계에서 기업을 끌어들인 결과”라며 “시급한 조세 개혁에 빨리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과중한 조세는 경제 쇄국정책”이라고 규정했다.
아울러 당 차원의 재정준칙 도입도 공식화했다. 재정준칙이란 국가채무 비율 등 재정지표에 대한 구체적 목표를 수치로 정해 관리함으로써 국가의 재정건전성을 유지하도록 하는 규범이다.
김 대표는 “건국 이후 70년 세월 동안 쌓인 국가채무가 660조원 규모였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 들어 겨우 5년 동안에 국가채무가 무려 400조 원 넘게 늘어버렸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발언이 나오자 야당 측에선 “사실과 다르다”며 언성이 높아지기도 했다.
그럼에도 김 대표는 꿋꿋이 연설을 이어가며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의 선택은 완전히 다르다. 13년 만에 ‘예산 긴축’에 나섰다”며 “재정 지출이 가져다주는 반짝 효과는 정말 매혹적이지만 그 유혹을 이겨내야 한다. 재정준칙을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쟁, 대규모 재해, 경기 침체 등 예외적인 경우 외에는 관리재정수지 적자 폭을 GDP(국내총생산) 대비 3% 이내로 관리하겠다. 그리고 국가채무비율이 GDP 대비 60%를 넘는 경우엔 적자 비율을 2% 이내로 축소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날 회의에선 정부여당이 추진 중인 ‘노동개혁 로드맵’도 언급됐다. 김 대표는 “이중적 노동시장 구조는 거대 노조의 기득권을 위한 카르텔”이라면서 “깜깜이 노조, 고용세습으로 청년의 기회를 차단하는 특권 대물림 노조도 이제는 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노조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이는 내용으로 ‘공정채용법’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또 “사용자든 노동자든, 불법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으로 엄정 대응하겠다. 떼법, 폭력, 협박과의 타협은 없다”며 불법 노동쟁의와 집회·시위에 있어선 법치주의에 근거해 근절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