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21일 한국가스공사가 발행을 준비 중인 미국 달러화 선순위 무담보 채권에 ‘AA’ 장기 등급을 부여했다고 밝혔다. 한국가스공사의 장기 발행자 신용등급은 'AA, 안정적', 단기 신용등급은 'A-1+'이다. 다만 이번에 부여된 등급은 최종 발행조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김제열 S&P 연구원은 "한국가스공사의 후순위 리스크가 제한적이라고 판단해 장기 발행자 신용등급과 동일한 등급을 부여한다"며 "한국가스공사에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인 'AA, 안정적, A-1+'과 동일한 신용등급을 부여하는데 이는 한국가스공사가 재정적 어려움을 겪을 경우, 정부가 특별지원을 제공할 가능성이 거의 확실하다고 평가하는 S&P의 견해를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한국가스공사는 국내에서 독점적으로 천연가스의 공급 및 도매 판매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이번 채권은 한국가스공사가 운용하는 미화 110억 달러(한화 약 14조2263억 원) 규모의 글로벌 MTN(medium-term note) 프로그램에서 인출될 예정이다. 한국가스공사는 이번 채권발행으로 조달되는 자금을 만기 도래 채권의 차환을 비롯한 일반적인 기업운영 목적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다만 대규모 차입금 부담은 지속할 전망이다. 김 연구원은 "지난해 차입금이 한국가스공사는 큰 폭 증가했으며, 이로 인해 레버리지(차입금) 수준은 향후 2024년까지 높은 수준에서 유지될 것으로 예상한다. 공사의 차입금 증가는 원자재 가격 상승이 가스요금에 적시에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한국가스공사의 미수금 규모는 지난 3월 말 기준 약 11조9000억 원으로 지난해 말 9조 원, 2021년 말 2조2000억 원 대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S&P는 한국가스공사가 해당 미수금을 회수하는데 5년 이상의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며, 차입금 감축은 점진적으로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원유가격이 올해 들어 하향 안정화 흐름을 보이면서 운전자본 유출 부담이 완화됨에 따라, 차입금 증가 속도는 지난해보다 둔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