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크루즈부터 아리 에스터 감독까지 할리우스 스타가 작품 홍보를 위해 줄줄이 한국을 찾는 가운데, 일본 애니메이션과 실사 영화계까지 내한 행사를 활발하게 진행하면서 국내 영화시장이 "아시아권을 잡기 위한 거점"으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먼저 '미드소마', ‘유전’으로 포크 호러계의 거장으로 떠오른 아리 에스터 감독이 27일 내한한다. 신작 ‘보 이즈 어프레이드’ 국내 개봉을 앞두고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아리 에스터 감독은 이번 주 개막하는 국내 최대 장르영화 축제인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도 공식 참석해 GV(관객과의 대화)에 모습을 드러내 팬들과 소통할 예정이다.
29일에는 한국 사랑이 지극한 톰 크루즈의 얼굴을 볼 수 있을 예정이다.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PARK ONE’으로 11번째 내한 일정을 확정하고 배급사 롯데엔터테인먼트와 긴밀하게 소통 중이다.
톰 크루즈는 지난해 6월 ‘탑건: 매버릭’으로 한국을 찾았을 당시 한 1년 뒤 재방문 약속을 지키는 셈이다.
26일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PARK ONE’의 국내 배급을 맡은 롯데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톰 크루즈가 한국에 대한 사랑이 워낙 큰 것 같다”면서 “영화를 찍고 이제 막 편집을 하는 초반 단계에서 진행하는 주요 인사들과의 마케팅 회의 때부터 ‘한국은 가야 한다’는 이야기를 했을 정도”라고 전했다.
7월 2~3일에는 워너 브러더스의 신작 '바비' 내한행사로 마고 로비, 라이언 고슬링도 국내 관객을 찾는다. DC 히어로물의 할리 퀸 역으로 잘 알려져 있는 마고 로비는 처음으로 한국을 찾는다.
‘데드풀’ 시리즈로 한국 관객의 사랑을 받아온 라이언 고슬링은 2018년 ‘데드풀2’ 홍보차 내한한 이후 8년 만에 다시 한국행 비행기에 오르게 됐다.
할리우드 스타의 꾸준한 한국행은 아시아권에서 한국 영화 시장의 대표성이 높다는 증명이기도 하다.
롯데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세계적인 관객을 타깃으로 하는 영화를 제작하고 유통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한국 시장의 중요성이 더 커진 것”이라면서 “중국은 개봉이 거의 막혀있다시피 하고 일본은 실사보다 애니메이션이 인기가 더 많아 전 세계와 (할리우드 영화의) 개봉 일정을 맞추지 않는 경우도 많아서 한국이 아시아권을 잡기 위한 거점이 됐다”고 설명했다.
일본 역시 해외 작품에 대한 수용도가 높고 반응도 빠른 한국 시장을 해외 진출의 교두보로 삼고 있다. 올해 들어 일본 영화계의 방문이 눈에 띄게 활발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스즈메의 문단속'의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3월과 4월 두 차례나 한국을 방문했다. 500만 관객 돌파에 성원하기 위한 두 번째 방문 때에는 방송 뉴스에 인터뷰 형식으로 출연하기도 했다.
일본 로맨스 영화 ‘남은 인생 10년’의 주연 배우 고마츠 나나와 사카구치 켄타로, 일본 아카데미상 여우주연상 수상작인 ‘너의 눈을 들여다보면’의 미야케 쇼 감독과 키시이 유키노 등도 연달아 한국을 찾았다.
7월 개봉을 앞둔 일본 영화 '러브 라이프'의 후카다 코지 감독도 한국행을 확정지은 상황이다.
이날 ‘너의 눈을 들여다보면’ 내한을 성사시킨 수입배급사 디오시네마 한동희 대표는 “한국의 영화제를 한 번이라도 다녀간 일본 영화감독은 한국 관객의 질문 수준이 좋고 호응도도 높다는 이야기를 한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진행하는 내한 행사는 화제성을 만들어내기에 좋아 수입배급사도 선호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