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헤리티지 기획자’ 채용 공고 게시
브랜드 헤리티지 관련 전반적 업무 담당
최근 현대차 ‘헤리티지 복원’ 과정과 유사
“과거 차 복원 등 헤리티지 사업 검토 중”
기아가 본격적으로 기업의 ‘DNA’인 브랜드 헤리티지(유산)를 찾아 나선다.
29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기아는 지난 22일부터 ‘기아 브랜드 헤리티지 전담 기획’ 공고를 내고 관련 인재를 채용 중이다. 기아는 다음 달 5일까지 지원자를 접수한다. 이후 서류, 면접 등 관련 절차를 거쳐 9월경 입사자를 최종 선발한다.
헤리티지 기획자로 기아에 입사하게 되면 헤리티지 자산 관리·보존, 헤리티지 기획(헤리티지를 활용한 커뮤니케이션 기획 등) 등 기아 브랜드의 헤리티지 관련 업무를 맡게 된다. 직급은 매니저(G2)다.
헤리티지를 담당하는 업무인 만큼 기아는 문화재·역대 차량 등 헤리티지 자산 업무 또는 관련 프로젝트를 경험한 지원자를 찾고 있다.
기아가 ‘헤리티지 기획자’라는 다소 생소한 직무의 인재 채용에 나선 것은 최근 현대자동차를 중심으로 현대자동차그룹이 헤리티지를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고유의 역사와 유산(헤리티지)을 바탕으로 미래 모빌리티 시대에도 자사만의 방향성을 제시하고자 적극적으로 헤리티지를 복원 중이다.
현대차는 올해 들어 적극적으로 헤리티지 관련 행사를 열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말 포니 쿠페 컨셉트카 복원을 선언하고 올해 5월 이탈리아에서 ‘현대 리유니온(Re-union)’ 행사를 통해 실제 복원 모델을 공개한 바 있다. 행사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을 비롯한 주요 경영진은 물론 1974년 당시 포니, 포니 쿠페 디자인을 주도했던 디자이너 조르제토 주지아로도 참석했다.
이달 초에는 두 번째 헤리티지 프로젝트로 ‘포니의 시간’ 전시회를 열고 브랜드 헤리티지를 소개했다. 정의선 회장은 이 행사에도 참석해 2시간 이상 머물다 가는 등 브랜드 헤리티지에 대한 관심을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28일 이 행사에 현대차 전직 임원 10여 명을 초청하기도 했다.
또한 현대차는 지난 2022년에는 포니 쿠페를 재해석한 수소-하이브리드차 ‘N 비전 74’를 선보이기도 했다.
기아도 현대차의 헤리티지 복원 행보와 비슷한 방식으로 헤리티지 복원에 나섰다.
앞선 4월 정 회장은 임원 회의를 통해 기아의 브랜드 헤리티지 회복을 강조하며 과거 모델인 K-360, 브리사 두 모델의 복원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K-360은 기아가 1962년 생산한 한국 최초의 삼륜차이며, 브리사는 1973년 소하리 공장(현 기아 오토랜드 광명)에서 생산한 국산화 자동차다. 두 모델은 1960~70년 당시 각각 상용차, 승용차로서 국민적인 인기를 누렸다.
기아 관계자는 “기아는 K-360, 브리사 복원 등을 포함해 헤리티지 관련된 다양한 사업을 검토 중이다”라며 “같은 그룹사인 현대차와 기아가 헤리티지를 찾아가는 과정은 전체적인 방향성·목적이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