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문제는 불신이야"...홍보 강화하는 '아리수' 정책

입력 2023-06-29 15:35수정 2023-06-29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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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백동현 기자 = 28일 오후 서울 중구 배재어린이공원에 아리수 음수대가 설치돼 있다. 전날 서울시는 세계보건기구(WHO)가 권장하는 수돗물 검사 항목(166개)보다 많은 171개 항목에 대해 정밀 수질검사를 실시, 모든 항목에서 '적합' 평가를 받았다는 내용이 포함된 '2021 아리수 품질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2022.06.28. livertrent@newsis.com

서울시가 2040년까지 4조3229억 원을 투입, 세계 최고로 맛있고 안전한 물을 공급한다는 내용의 상수도 미래비전을 공개했다. 새로운 초고도정수공정을 도입하고 노후 상수도관을 교체해 물맛과 안전성을 모두 잡는다는 목표다. 그러나 서울시 수돗물, 아리수의 품질이 이미 최고 수준인 데도 음용률이 낮은 만큼 사람들의 뿌리 깊은 불신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이 더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는 29일 ‘맛있는 물’, ‘맑은 물길 조성’, ‘안심 아리수’, ‘스마트, 친환경 경영’을 4대 추진 전략으로 하는 ‘서울시 상수도 종합계획 2040, 아리수 2.0’을 발표했다.

우선 ‘서울형 초고도정수처리’를 통해 물맛을 더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2010~2015년 예산 5285억 원을 들여 아리수정수센터 6곳에 고도정수처리시설을 완비했다. 초고도정수처리는 여기에 2개의 공정을 추가, 정수를 강화하는 것이다. 기존 정수공정 시작 단계에 오존 접촉지를 추가하고, 고도정수처리를 모두 거친 물에 막여과 또는 후여과 기술을 적용한다. 냄새 물질, 유기물 등을 완벽히 제거해 더 건강하고 맛있는 물이 생산된다고 서울시는 설명했다. 2025년 광암아리수정수센터에 시범 도입 후 효과 분석을 거쳐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고품질 수돗물이 가정까지 안전하게 도달할 수 있도록 맑은 물길도 조성한다. 2026년까지 총 5895억 원을 투자해 노후 상수도관 254km를 정비하고, 3160km의 상수도관은 로봇 등을 활용해 주기적으로 세척할 예정이다. 수돗물 정거장 역할을 하는 배수지도 확충한다. 총 1385억 원을 투입해 2026년까지 미아, 까치산 배수지를 준공하고 2040년까지 순차적으로 11개 배수지를 신설한다는 계획이다. 주택 내 급수관 교체 비용을 최대 80% 지원하고 있는 서울시는 연말까지 노후주택 1000가구를 대상으로 배관 세척과 수도꼭지 필터 등을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클린닥터 서비스’도 추가할 예정이다.

무엇보다 시급한 건, 아리수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 개선이다. 아리수는 품질 측면에선 이미 경쟁자가 없다. 수질검사 항목만 최대 350여 개로, 세계보건기구(WHO) 권장보다 2배 이상 많다. 몸에 좋다는 미네랄과 마그네슘도 풍부하고, 탄소 배출이 적어 친환경적이기까지 하다. 반면 가격은 24리터(1인 한 달 기준)당 139원으로, 정수기(1만9233원)와 먹는샘물(20만6400원)이 각각 138배, 1465배 비싸다. 품질, 비용 등 어느 것 하나 빠지는 게 없는 아리수지만, 음용률은 2021년 기준 36%에 불과하다. 유연식 상수도사업본부장은 “몇 차례 수돗물 사고로 불신이 아직 높다”며 “안전성을 홍보하려고 노력해왔으나 시민들의 인식이나 문화가 쉽게 바뀌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아리수 먹는 문화를 더 확산시키기 위해 ‘나는 아리수를 먹는다’ 챌린지, 찾아가는 이동식 홍보관, 수돗물 이야기 강사 ‘아리수 스토리텔러’ 등 다양한 행사를 마련, 적극 홍보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내달 1일에는 국내 최초 수돗물 체험 홍보관인 ‘아리수나라’ 재개관 1주년 기념으로 ‘아리수데이’ 행사를 개최한다. 친환경 프리미엄 아리수 용기 개발로 편리성과 접근성까지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아리수 음용률을 2026년 50%까지 끌어올린다는 포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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