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처럼 마른 채 사망한 4살 가을이(가명)의 친모에게 징역 35년이 선고됐다.
30일 부산지법 형사6부(김태업 부장판사)는 아동학대범죄의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살해)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친모 A씨(20대)에게 징역 35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또한 벌금 500만 원과 12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이수, 10년간 아동관련 기관 취업 제한도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12월 가을이가 밥을 달라고 보챈다는 이유로 몸과 얼굴 등 수차례 폭행했다가, 숨을 쉬지 않자 다음날 병원으로 데려갔으나 결국 사망했다. 당시 가을이의 몸무게는 7kg으로 또래 아이들의 절반 수준이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딸을 학대한 사실이 알려질까 신고도 하지 않았고 제때 병원 후송 조치도 하지 않았다”라며 “집안에 갇혀 햇빛조차 마음대로 보지 못한 상태에서 엄마로부터 굶김과 폭행을 당하다 죽어간 피해자가 느꼈을 고통은 상상조차 하기 힘들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자신이 처한 상황에 아이를 화풀이 대상으로 삼아 지속적인 학대를 하다 분노를 조절하지 못해 살해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라며 “자신을 사랑하고 보호해 줄 것으로 믿었던 엄마에 대한 아이의 사랑과 신뢰를 배반했을 뿐 아니라 인간의 존엄을 무참히 짓밟은 비인간적인 범행으로 반인륜성과 반사회성이 매우 크다”라고 꼬집었다.
다만 “사회적으로 고립된 피고인이 동거녀를 롤모델로 삼아 벗어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며 “범행을 인정하고 있고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라고 양형의 이유를 밝혔다.
한편 A씨는 2020년 8월 가정폭력을 이기지 못하고 가을이와 함께 집을 나온 뒤 그해 9월 인터넷으로 알게 된 B씨 부부 집에서 동거를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A씨가 동거녀 B씨와 남편 C씨의 강요로 1년 반 동안 1574회의에 걸쳐 성매매를 한 사실이 드러났으며, 이 돈은 모두 B씨의 통장으로 들어갔다. A씨가 성매매로 번 돈은 무로 1억 2000만원에 달했다.
특히 동거녀 부부는 A씨가 스트레스로 가을이를 폭행할 때 이를 묵인했으며 지난해 6월부터는 6개월간 분유를 탄 물에 밥을 말아 하루에 한 끼 먹이거나 이마저도 굶기기 일쑤였다.
A씨는 지난 13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가을이에게 밥을 주지 않고 또 B씨 부부와 외식할 때 데리고 나가지 않은 것에 대해 “가을이가 (밥을) 달라고 안 해서 기다렸다가 주자고 해서 주지 않았다”라며 “가을이가 앞이 안 보이고 사람들이 가을이를 학대했다고 신고할까 두려워 데려가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가을이는 A씨의 폭행으로 눈을 다쳐 시신경 수술 등 치료를 권유받았으나 결국 치료받지 못해 시력을 잃은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동거녀 B씨와 남편 C씨에 대해선 각각 아동학대살해 방조·성매매 강요 혐의, 상급아동유기·방임 방조 혐의가 적용되어 재판이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