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지향형 채널’ 완성 의지 밝혀
조병규 신임 우리은행장이 ‘기업금융의 명가 부활’을 취임 일성으로 내세웠다.
우리은행은 3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조병규 신임 우리은행장의 취임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조 행장은 이날 취임식에서 ‘기업금융 강화’를 강조했다.
조 행장은 “차별화된 서비스로 기업금융 시장을 선도하고 기업과 동반 성장하자”며 “특히 중소기업 특화채널을 신설해 중소기업 지원을 강화하고 새롭게 성장하는 유망 기업에 투자하는 등 기업금융 영업력을 극대화하자”고 임직원에게 당부했다.
조 행장은 기업금융 영업력 강화를 위한 첫 공식 일정으로 이달 4일 수도권 인근 주요 기업 고객과 소상공인을 찾아 현장 의견을 들을 예정이다. 이는 조 행장의 은행 실적 개선 의지를 드러낸 행보로 풀이된다.
우리은행의 올해 1분기 실적은 저조했다. 당기순이익은 5대 은행 중 4위로 집계됐다. 우리은행과 3위를 다투던 하나은행의 당기순이익이 9707억 원으로 5대 은행 중 1위를 기록한 것과 비교된다.
기업금융 경쟁력도 약화된 모습을 보였다. 우리은행의 1분기 대기업대출 규모는 40조4890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5.3% 증가에 그쳤다. 같은 기간 하나은행(22조2130억 원), 신한은행(25조4615억 원), 국민은행(31조2000억 원) 이 각각 53.4%, 37.1%, 24.3% 증가한 것과 대비된다.
앞서 이날 오전 조 행장은 첫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기업금융 강자'라는 타이틀을 되찾겠다는 각오를 연신 강조했다. 그는 “(기업금융은) 제가 은행에서 가장 많이 했던 부분이기도 하고 우리은행의 창립 이념이기도 하다”며 “(기업금융 경쟁력이) 조금 약해진 부분이 있는데, 최근 국가가 경제 개혁을 하고 있는 것과 관련, 국가 발전에 동행하는 금융기관이 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했다.
조직 문화 개혁에 대한 의지도 드러냈다. 조 행장은 이날 취임사에서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의 기업문화를 만들자”며 “비금융 부문에 대한 비즈니스 모델을 적극 발굴하고 과감한 도전으로 혁신할 것”이라고 했다. 또한 조 행장은 “열심히 일하는 직원이 조직에서 인정받을 수 있게 해 고객들에게도 선한 영향력이 전달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무한경쟁의 시대에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낡은 관습과 방식을 과감히 바꿔나가는 ‘근본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근본적 변화’를 위한 원칙으로 조 행장은 우리은행의 핵심 가치인 △고객 △신뢰 △혁신 △전문성을 제시했다. 그는 “최적의 시점에 최고의 경험을 제공하는 고객 지향형 채널을 완성하겠다”며 특히 첫 번째 원칙인 ‘고객’을 강조했다.
조 행장은 내부통제 시스템 강화를 통한 내외부의 신뢰 회복도 우리은행의 중요 과제로 꼽았다. 그는 “강화된 내부통제 시스템과 명확한 프로세스를 구축해 고객이 신뢰하고 거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달 5일 예정된 취임 후 첫 경영협의회에서는 영업력 강화에 중점을 두고 조직 개편을 논의할 예정이다. 그는 “이달 초에 인사이동을 하면서 영업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조직을 바꿀 예정”이라며 “대면 채널의 직원들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게 조직을 바꾸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모든 것은 현장에 답이 있기 때문에 직원과 소통하고 고객들을 찾아 애로사항을 해결해 드리는 솔선수범하는 은행장이 되겠다”며 “이런 부분에 중점을 두고 첫 경영협의회에 임할 것”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