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계획의 안정성을 평가한 최종보고서가 발표되자 여야가 서로 날을 세웠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이날 오후 4시 10분경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를 만나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계획이 국제 안전기준에 부합하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전달했다.
국민의힘은 보고서가 공개된 뒤 “11개 국가 원자력 분야 최고 전문가로 구성된 IAEA TF가 거의 2년간 작업한 결과인 만큼 우리 역시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며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괴담정치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국내 여러 전문가뿐 아니라 국제사회가 철저한 검증을 통해 인정한 사안을 아무런 과학적 근거도 없이 정쟁을 위해 선전, 선동한다 한들 귀 기울일 이는 없다”며 “오히려 국제적 망신만 초래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저지에 총력 대응을 하고 있는 민주당에 “냉철한 분석을 바탕으로 추후 있을 일본의 오염수 방류에 차분하게 대응해야 할 것"이라며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강 수석대변인은 “국제기구의 검증결과가 나온 만큼 민주당은 괴담정치를 중단하고 오직 국민 안전을 위한 후속 대책에 머리를 맞대야 한다”며 “국민의힘은 윤석열 정부와 함께 국민 불안을 종식시키고 철저한 안전성이 확보되도록 후속 조치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불어민주당도 즉각 “검증 없는 깡통 보고서”라고 반박했다. 민주당 후쿠시마원전오염수해양투기저지대책위원회는 기자회견을 열고 “이 보고서를 여러 민간 전문가와 급히 검토한 결과, 후쿠시마 핵폐수 안전성을 검증 못 한 깡통 보고서”라며 “IAEA는 국제기구로서 독자적이고, 후쿠시마 핵폐수 안전성 검증 책임을 사실상 방기했다”고 지적했다.
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위성곤 의원은 “분명한 건 IAEA의 독자적인 검증이 아닌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의 입장과 상상만을 받아 쓴 깡통보고서라는 사실”이라며 “세계인과 대한민국의 우려를 해소하는데 전혀 기여하지 못한 보고서”라고 강조했다.
대책위는 해당 보고서에 대해 다핵종제거설비(ALPS) 성능 검증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고, 일반안전지침 GSG-8, 9 위반 등 오염수 방류의 정당성, 대안 등을 검토하지 않은 데다 방류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의도된 오염수 유출 또는 방류시설 고장으로 인한 비계획적인 유출 등에 대한 검토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위 대책위원장은 “한덕수 총리는 오염수 검증은 IAEA 몫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묻는다”며 “윤석열 정부는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 의견을 받아쓰고 책임은 모두 일본에 있다고 말하는 ᄁᆞᆼ통보고서에 국민안전을 맡길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민주당은 IAEA 보고서 제출로 방류에 힘이 실리는 만큼 5일 오전 긴급 의원총회도 연다. 또 당은 국회 차원에서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관련 청문회도 추진한다. 김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을 만나 “운영위원회나 국회의장이 정하면 청문회 특별위원회를 구성할 수 있다. 청문회 자체는 추진하려고 한다”며 “정의당과도 함께 논의했고, 야당이 함께 청문회 요구를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민의힘도 IAEA가 보고서를 제출하면 후쿠시마 오염수 검증특위, 청문회 하자고 했기 때문에 오늘 보고서가 제출되면 그 조건이 충족되는 것이기 때문에 협상이 될 거라고 본다”며 “협의되지 않는다면 야당끼리라도 청문회 개최를 요구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당은 상임위원회별 긴급 현안질의도 열겠다는 방침이다. 김 원내대변인은 “상임위 개최에 대해 여당이 협의에 나서지 않는다면 독자적으로 여는 방안도 고려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