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영화계에 따르면 한국 영화는 이달 말부터 8월까지 극장가를 꽉 채울 전망이다. 이날 개봉한 톰크루즈 주연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PART ONE'과의 정면 대전을 피하는 방향으로 개봉일을 확정한 셈이다.
선두로 치고 나온 건 26일 개봉하는 류승완 감독의 ‘밀수’다. 베테랑 감독의 진두지휘에 김혜수, 염정아, 조인성 등 정상급 배우가 총동원된다.
일거리를 찾다 밀수에 휘말려든 해녀 춘자(김혜수)와 진숙(염정아)이 밀수왕 권상사(조인성)과 얽히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배급을 맡은 NEW는 지난해 300만 관객을 동원한 사극 ‘올빼미’로 손익분기점을 넘기면서 안도의 숨을 내쉰 만큼, ‘밀수’로 여름 시장 승기도 잡으려는 모양새다. 순제작비는 175억 원 가량이다.
한 주 뒤인 8월 2일은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김용화 감독의 ‘더 문’과 김성훈 감독의 ‘비공식 작전’이 같은 날 개봉을 택했기 때문이다. 배급사 CJ ENM과 쇼박스의 정면 승부다.
‘더 문’은 달 탐사선에 홀로 남겨진 대원 선우(도경수)의 생존을 위해 지상 인원들(설경구, 김희애)이 분투하는 내용이다. ‘신과 함께’ 시리즈로 쌍천만 관객을 동원한 김용화 감독의 신작인 만큼 시각적 특수효과(VFX)의 비중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더 문’ 배급사인 CJ ENM은 지난해 추석 ‘외계+인’과 올해 설 ‘유령’으로 연이어 쓴맛을 본 만큼 분위기를 반전할 구원투수가 절실한 시점이다. 순제작비 역시 여름 대작 중 가장 큰 280억 원 수준으로 알려진 만큼 흥행 부담이 적지 않다.
같은 기간 선보이는 ‘비공식 작전’은 주지훈, 하정우 주연의 버디액션물이다. ‘끝까지 간다’, ‘터널’, 넷플릭스 ‘킹덤’ 등 장르영화 연출 특화된 김성훈 감이 메가폰을 잡아 1987년 레바논에서 벌어진 외교관 구출작전을 다뤘다.
배급사는 쇼박스다. 팬데믹으로 몇 차례나 개봉을 미뤘던 ‘비상선언’을 지난해 선보였지만 시장에서 기대 이하의 반응을 거두는 데 그친 만큼 이번 작품이 재기의 발판이 돼야 한다.
순제작비는 200억 원 이상으로 추정되지만 정확한 수치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이날 쇼박스 관계자는 “모로코 로케이션 촬영을 진행했고 팬데믹으로 두 차례 촬영도 중단된 만큼 최종 제작비 정리에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했다.
격전 뒤인 9일에는 이병헌, 박서준, 박보영 주연의 ‘콘크리트 유토피아’가 관객을 만난다. 거대 재난 이후 살아남은 사람들이 황궁아파트에 모이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가려진 시간’의 엄태화 감독이 연출했다.
배급사 롯데엔터테인먼트의 경우 12일 개봉한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PART ONE’의 배급을 맡기도 한 만큼, 자사 작품간 한 달가량의 적당한 간격을 두고 개봉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콘크리트 유토피아’의 순제작비는 180억 원을 다소 웃돈다.
체급은 다르지만 15일에는 유해진, 김희선 주연의 로맨틱코미디영화 ‘달짝지근해: 7510’도 개봉을 확정했다. 유해진과 김희선의 이례적인 합이 눈길을 끄는 가운데 차인표, 진선규, 한선화 등이 출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