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대환대출' 금융사간 경쟁 치열해지는데…차주 반응은 '뜨뜻미지근'

입력 2023-07-20 18:00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클릭 한번에 싼 대출로 갈아타기
은행 이어 카드사도 속속 참여
중저신용자는 잇따라 거부당해
2금융권 할인 유인책 마련 시급

▲금융권의 온라인·원스톱 대환대출 플랫폼이 시행된 5월 31일 서울 시내에 설치된 시중은행들의 ATM기와 카카오페이 대출 비교 서비스 '대출 갈아타기' 화면 모습. (연합뉴스)

금융사를 방문하지 않고도 스마트폰 클릭 몇 번이면 더 싼 이자의 대출로 갈아탈 수 있는 ‘온라인·원스톱 대환대출’ 플랫폼에 입점하는 금융사가 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초기 흥행에 성공하면서 눈치보기에 나섰던 금융사들이 속속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시행 초기 더 낮은 금리를 찾아 대환대출을 적극 시도했던 차주들이 예상보다 한도가 나오지 않자 반응이 다소 시들해진 분위기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Sh수협은행은 17일 네이버파이낸셜과 손잡고 대출비교 및 대환대출 서비스에 나섰다. 수협은행 모바일뱅킹앱 파트너뱅크나 네이버페이 대출비교 및 대출 갈아타기를 이용해 은행별 금리와 한도를 한 번에 비교할 수 있게 됐다. 수협은행은 대출비교·대환대출 서비스에 ‘Sh더드림신용대출’ 상품의 심사 결과를 즉시 받아볼 수 있도록 했다. 이 상품은 신용등급 1~5등급인 직장인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비대면신용대출 상품으로, 한도는 최대 2억3000만 원까지 가능하며 금리는 최저 연 4.45%다.

카드사들의 참전도 잇따르고 있다.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가 대환대출 플랫폼에 입점한 데 이어 롯데카드는 3분기 중 카카오페이 입점을 계획 중이다. 우리카드와 삼성카드, 하나카드도 검토에 착수했다. 하지만 서비스를 적용받은 차주 대부분이 시중은행끼리 갈아탄 것으로 집계돼 카드사들의 시장 진출에 회의적인 목소리도 나온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대환대출 인프라가 시작된 5월 31일부터 6월 30일까지 총 2만6883건, 6684억 원의 대출 자산이 이동했다. 이 중 92%(6161억 원·2만2052건)가 1금융권에서 1금융권으로 이동한 액수다. 2금융권에서 1금융권으로 갈아타기한 금액은 315억 원(2352건), 2금융권에서 2금융권으로 이동은 169억 원(2098건), 1금융권에서 2금융권으로는 39억 원(381건) 갈아타는데 그쳤다.

신규 은행과 카드사들이 대환대출 플랫폼에 입점하면서 그만큼 경쟁은 치열해졌고, 소비자는 더 많은 상품을 비교할 수 있게 됐지만 그만큼 금리 인하 혜택이 주어질 지는 미지수다.

최대 걸림돌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다. 금융당국은 대환대출에도 DSR 규제를 적용하고 있다. 금융사에서 1억 원 이상 대출을 받았다면 1금융권은 40%, 2금융권은 50%의 DSR 규제를 받는다.

중저신용 차주의 경우 대부분 DSR 규제로 인해 대환대출이 어렵다는 답만 받아보기 일쑤다. 결국 아무리 대환대출 시장에 입점하는 금융사가 늘어도 한도 자체가 나오지 않다보니 중저신용 차주들은 기대감도 내려놓은 상태다.

업계에서는 하반기 대환대출 시장에 뛰어드는 금융사들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차주들의 이자부담을 줄이기 위해 2금융권 거래 활성화를 유인할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1금융에서 1금융으로 갈아타기가 전체의 90%를 넘는데 이대로는 이자부담 경감 수준이 사실 크지 않다”며 “중저신용 차주들의 대환대출 플랫폼 수수료를 더 할인해주는 등 유인책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신용대출에 한정된 대환대출 활성화는 연말부터 이뤄질 주택담보대출 대환대출의 전초전이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2금융권도 주담대 대환대출 시장에서 뒤쳐지지 않기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으로 플랫폼 제휴, 대환대출 인프라 전용 상품 출시 등을 내놓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