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형사재판소(ICC), 푸틴에 체포영장 발부
ICC 회원국인 남아공에 체포 의무 생겨
남아공 부통령 “푸틴, 안 오는 게 최선”
18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라마포사 대통령은 법원에 제출한 진술서에서 “다음 달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리는 경제 회담에 푸틴 대통령이 참석하게 됐을 시 그를 체포하는 일은 러시아에 대한 선전포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남아공은 푸틴 대통령을 체포하고 항복을 요구하는 것에 명백한 문제가 있다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며 “과거 러시아는 현직 대통령의 체포는 선전포고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남아공을 러시아와 전쟁을 일으키는 위험에 빠뜨리는 것은 우리 헌법에 위배되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내달 22일부터 사흘간 요하네스버그에선 브릭스(BRICS) 정상회의가 개최된다. 러시아도 회원국인 만큼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푸틴 대통령이 참석하는 게 맞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로 상황은 틀어졌다. 국제형사재판소(ICC)가 이미 전범 혐의로 푸틴 대통령에 체포영장을 발부한 만큼 ICC 회원국인 남아공에 체포 의무가 생긴 것이다.
남아공 내에서도 야당을 중심으로 체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라마포사 대통령이 법원에 진술서를 제출한 것도 푸틴 대통령의 체포와 신병 인도를 선언하게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한 제1야당 ‘민주동맹’의 가처분 신청에 따른 조처다.
상황이 이러자 남아공 정부는 푸틴 대통령이 오지 않기를 바라는 눈치다. 폴 마샤틸레 남아공 부통령은 지난주 현지 매체 뉴스24와 인터뷰에서 “우리에겐 큰 딜레마”라며 “우리로선 그가 오지 않는 게 최선의 해결책”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