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中완다발 위기 국내 영향 미치나…금감원 긴급 전수조사

입력 2023-07-20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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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말 익스포저 잔액 조사 실시
중국ㆍ완다그룹 특정해 제출요청

중국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 완다그룹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우려가 높아지자 금융감독원이 긴급 전수조사에 나섰다. 중국 전체와 완다그룹 익스포저를 조사해 국내 영향도를 상세히 들여다 본다는 계획이다.

20일 금융당국 및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보험감독국은 전날 전 보험사에 금융회사 자료제출 요구 시스템(CPC)을 통해 중국 전체 및 완다그룹 익스포저(잔액) 현황 조사를 진행했다. 구체적으로 중국 부동산 관련과 완다그룹 부동산 관련해 대출금, 지급보증, 유가증권(주식, 회사채, 수익증권, 자산유동화증권(ABS)), 예치금, 실물 부동산 항목에 대해 6월말 기준 익스포저 잔액 현황을 제출하라고 지시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그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수치는 제출해왔지만 완다그룹만 특정해 보고하지는 않았다”며 “당일 요청 및 제출이 지시된 것으로 볼 때 긴급 점검에 착수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중국 부동산 시장은 계속해서 모니터링하고 있었으며 외신 보도에 따른 점검 차원”이라면서 “공산국가인 중국 부동산은 국유화 리스크가 있어 국내 금융사들이 보수적으로 투자하는 편이라 현재까지 큰 리스크는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해외대체투자 비중이 많은 보험권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금감원은 최근 보험사에 대한 해외 대체투자 건전성 현황 점검 결과 ‘경계’ 단계로 통보했다. 보험사 해외 대체투자 부실자산비율은 최근 1년 간 지속적으로 증가 추세인 데다 국내 대체투자 대비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확인됐다. 은행권도 지역별 해외 대체투자 등 유가증권 규모를 점검하고 있지만, 다른 업권 대비 미미한 수준으로 알려졌다.

완다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다롄완다상업관리집단은 오는 23일 만기가 돌아오는 달러화 표시 채권 4억달러(약 5048억 원) 가운데 최소 2억달러(약 2528억 원)가 부족한 상태다. 이 채권은 원금 상환을 연기할 수 있는 유예기간이 없어 제때 갚지 못하면 디폴트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2021년 디폴트 파동으로 중국 부동산 위기를 불러왔던 헝다 그룹에 대등하는 대형 부동산 기업의 채무 위기가 본격화되면서 국내 시장도 바짝 긴장한 모습이다. 특히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고 해외부동산에 중순위나 후순위로 참여했던 국내 증권사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7일 기준 해외부동산 펀드의 순자산 총액은 77조7035억 원으로 2019년 말 55조5435억 원 대비 40% 증가했다. 국내 신용평가사들도 올해 증권사를 비롯한 국내 금융사들의 주요 모니터링 사항으로 일제히 대체자산 부실 및 부동산 PF 리스크를 꼽았다.

한편, 금감원은 이날 황선오 부원장보 주재로 국내 증권사 최고리스크관리책임자(CRO) 및 기업금융(IB) 담당 임원과 부동산 익스포저(위험 노출액) 리스크 관리 강화를 위한 간담회를 개최해 리스크 관리를 당부했다. 황 부원장보는 “해외 대체투자는 건별 금액이 많고, 지분이나 중·후순위 대출 방식으로 투자된 경우가 많아 증권사 건전성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상시로 자체 점검을 통해 투자 대상 자산의 손실 징후 발생 시 재무제표에 적시에 반영해달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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