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장관, 26일 국회서 사업 재개 여부 발언 가능성
국토교통부가 ‘서울-양평고속도로’(양평고속도로) 사업을 재추진하면 경기 양평군 강상면을 지나는 대안이 더 낫다는 의견을 고수했다. 강상면 대안은 김건희 여사 일가 토지 특혜 의혹이 불거진 노선이다. 또 오는 26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국회 현안질의에서 ‘야당 사과’를 전제로 양평고속도로 사업 백지화와 관련해 발언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24일 국토부는 정부세종청사에서 양평고속도로 사업 관련 백브리핑을 진행했다. 전날 국토부는 사업 관련 자료 일체를 공개하면서 의혹 해소 정면돌파 의지를 내비쳤다.
이 자리에서 이용욱 국토부 도로국장은 ‘해당 지역에 김 여사 토지가 있어도 (강상면 대안이) 최적이라면 그대로 진행하는 것인가’라는 물음에 “최적의 대안은 강상면 대안이 더 좋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 국장은 이어 “다만 강상면 대안으로 가면 특혜를 주려고 한다고 하고, 예비타당성안(원안)으로 가면 불합리한 쪽으로 가는 것인데 이는 결국 배임이고 감사 대상”이라며 “논란 때문에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전날 국토부가 공개한 전문가 자문 의견에 따르면 도로공사 기술자문위원 등 7인은 모두 원안 대신 강상면 대안이 더 낫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한 자문위원은 “사업비는 다소 증가하지만 환경 훼손이 최소화되고, 민원 예방이 가능한 검토안(대안)이 사업추진에 유리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오는 26일 예정된 원 장관의 국회 현안질의에선 야당의 사과를 전제로 사업 재개를 발표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민주당에서 사과하면 사업이 재개되느냐’는 물음에 국토부 관계자는 “원 장관도 의혹이 해소되면 사업을 재개하겠다고 얘기했다. 백지화는 어떻게 보면 충격요법인 것”이라며 “26일 국회 현안질의 때 원 장관의 사업 관련 발언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국토부는 지난해 3월 타당성 조사 공고 후 두 달 만인 같은 해 5월 대안을 발표한 것이 문제가 없다는 점도 재차 강조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제천-영월고속도로 사업의 경우 대안 제시가 39일 만에 이뤄지기도 했다”며 “양평고속도로 사업은 원안이 아닌 대안 노선을 검토할 만한 곳이 물리적으로 없다시피 한다. 용역사가 한 달 반만에 대안을 찾은 것은 열심히 한 것으로 봐달라”고 말했다. 지난 13일 양평 현장 간담회에 나선 동해종합기술공사 이상화 부사장 역시 “(원안의) 쟁점을 해결할 안으로 강상면 안을 찾았다. 대안 선정도 두 달이면 충분하다”고 답한 바 있다.
국토부는 또 원 장관에게 해당 사안이 보고된 시점은 지난달 29일이라고 못 박았다. 일각에서 ‘원 장관이 취임 때부터 김건희 여사의 양평 토지 특혜 의혹을 알고 있었다’는 주장은 허위라는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이 국장은 보고 시점과 관련해 “양평고속도로 특혜 논란 보도 이후 상임위 때 보고했다. 지난달 29일쯤”이라며 “장관이나 차관에게 보고하는 사안은 과업이 정상적으로 진행될 때가 아니라 특별한 상황이 벌어졌을 때다. 정상적으로 진행하는 것은 보고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밖에 국토부 내부에서 특혜 논란을 인지한 시점은 6월 초 언론 보도를 통해서 처음 알았다고 부연했다.
한편, 양평고속도로 건설 사업은 국토부가 2017년 제1차 국가 고속도로 건설계획에 반영하면서 본격적으로 추진한 사업이다. 논란은 5월 전략환경영향평가 결과 공개에서 종점이 기존 양평군 양서면에서 양평군 강상면으로 변경되면서 시작됐다. 변경 종점지에서 약 500m 거리에는 김 여사 일가가 보유한 부동산이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