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슈퍼 앱’ 변모 위한 야심 담겨
“기업 가치 40억~200억 달러 증발”
“리브랜딩, 광고주에 매력적 조치 아냐” 지적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부터 트위터 웹사이트와 모바일 앱은 물론 로딩 과정에서도 ‘파랑새’ 로고 대신 검은색 바탕에 흰색으로 표시된 알파벳 ‘X’가 새 로고로 등장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위터 로고 변경 계획을 밝힌 지 하루 만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본사 건물의 트위터 간판도 해체작업이 시작됐다.
머스크는 자신의 트위터 계정 프로필 이미지도 ‘X’로 변경하고 “오늘 밤 우리 본사”라는 글과 함께 ‘X’가 표시된 트위터 본사 건물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프로필 정보도 ‘X.com’으로 변경했는데, 이를 클릭하면 트위터 웹사이트의 사용자 페이지로 전환된다.
트위터는 2006년 설립된 뒤 줄곧 ‘파랑새’ 로고를 써왔다. 그러나 머스크는 지난해 10월 400억 달러(약 51조 원)에 회사를 인수하고 올해 초 회사 공식 사명을 ‘X Corp.’로 변경했다. 다만 트위터 브랜드와 로고는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는데, 4월 ‘파랑새’는 ’옛날 사진’이라고 말하는 시바견 그림(도지코인 상징)을 트위터에 올리며 로고 변경을 예고했다.
머스크는 로고 변경에 그치지 않고 트위터를 메시징, 지급 결제, 원격 차량 호출 등 광범위한 기능을 제공하는 ‘슈퍼 앱’으로 변신시킨다는 계획이다. 트위터에 대한 머스크의 계획이 어떤 방식으로 전개될지는 아직 알 수 없으나 머스크의 이번 계획을 두고 전문가나 주요 외신들의 반응은 대체로 비판적이다.
스티브 수시 시겔앤게일브랜드커뮤니케이션 이사는 “트위터가 전 세계적으로 회사를 알리는데 15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는 점을 감안하면 트위터라는 브랜드를 잃는 것은 상당한 재정적 타격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전문가들의 추산을 인용해 머스크의 행보로 회사 가치가 40억~200억 달러가량이 증발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실적 악화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에서 리브랜딩 자체가 광고주들에게 매력적인 조치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마케팅·브랜드 컨설팅 그룹 메타포스의 공동창업자인 앨런 애덤슨은 “비즈니스와 브랜드의 관점에서 이번 결정은 완전히 비이성적”이라면서“(이번 결정은) 머스크의 ‘자기도취에 의한 결정(Ego Decision)’이며 비즈니스와 브랜드의 가장 빠른 해체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X’라는 사명은 또 미국 유명 포르노 웹사이트 이름과 비슷해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