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 아니 다섯이 된 한 가족을 향한 무한 ‘과몰입’ 경쟁이 점점 더 격해지고 있습니다.
하루 일상부터 식단, 잠버릇,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 등 온갖 정보를 알기 위해 혈안인데요. 그들 가족은 그저 놀기만 해도, 먹기만 해도 심지어 그냥 누워있기만 해도 ‘환호’의 대상이죠.
바로 요즘 유튜브, SNS 알고리즘을 점령하고 있는 판다 가족들.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에 사는 ‘바오 가족’ 이야기입니다.
하얗고(물론 푸바오는 제외) 검은색의 조합이 이렇게 귀여움으로 탄생할 수 있을까요. 100kg이 넘는 덩치에도 그저 ‘귀엽다’라는 말만 튀어나오죠. 거기다 이 거대한 귀여움을 가진 판다가 셋이나 된다는 사실인데요. 이제는 쌍둥이까지 탄생하며 더욱 풍족한 귀여움을 기대할 수 있게 됐습니다.
아빠 러바오와 엄마 아이바오, 딸 푸바오, 쌍둥이 동바오·생바오(예명)를 향한 애정은 이제 “우리 바오가 세상에서 제일 예뻐”의 팔불출 수준인데요. 하지만 근데 팔불출이 아니라 ‘진짜’ 제일 예쁘다고 목청을 높이고 있죠.
처음 아이바오를 중국에서 마주한 에버랜드 강철원 사육사 또한 “이렇게 예쁜 판다가 있구나”라고 감탄했다고 하는데요. 그 말을 듣고 보니 판다라고 다 똑같이 생기지 않은 것 같은 생각이 뭔가 확신을 얻게 되죠. 용인 거주 중인 판다들이 이 세상 판다 중 제일 예쁘다는 이 착각. 아니죠. 이건 팩트입니다.
이 ‘완벽한 팩트’는 아이바오와 러바오의 부모님까지 거슬러 올라가게 했는데요. 판다 부부의 딸 ‘푸바오’의 세상 잘난 예쁜 미모, 우리 ‘푸린세스’의 얼굴의 근본(?)에 대한 궁금증이기도 했죠.
바오 가족의 인기는 한국뿐 아니라 중국에서도 상당한데요. 그렇기에 바오 가족의 가계도도 중국 네티즌들을 통해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었죠. 바오 부부의 아버지, 어머니를 넘어서 할아버지, 할머니까지 모든 걸 얻어냈습니다. 엄청난 집념과 사랑인데요. 이 넘치는 애정의 결과는 “역시 우리 바오가 제일 예쁘다”라는 변치 않는 사실이었습니다.
푸바오의 할아버지는 현재 오스트리아에 거주 중인 ‘웬웬’, 할머니는 호주에서 살고 있는 ‘룽씬’입니다. 러바오는 쌍둥이 누나 ‘씬웬’이 있는데요. 동시 육아를 보편적으로 하지 않는 판다의 습성대로 룽씬은 러바오가 아닌 씬웬을 맡았죠. 러바오는 사육사들의 손에 컸고, 그 누구보다 사람에게 친밀감을 보였습니다. 또 안타깝게도 2014년 씬웬이 신부전으로 사망하면서 러바오에 대한 애틋함은 더해졌죠.
우리 절세미녀 아이바오의 아버지이자 푸바오의 할아버지는 야생 출신의 ‘루루’인데요. 현재 루루는 호주에 거주 중입니다. 외할머니는 2007년생의 ‘신니얼’로 아이바오 탄생 전 최고 미녀로 꼽혔던 판다죠. 아이바오는 러바오와 달리 신니얼의 품에서 컸는데요. 그래서인지 러바오와 달리 한국 사육사들을 처음 마주쳤을 때 아이바오는 경계심이 가득했죠.
아이바오는 친형제자매는 없고, 이부남동생과 이부여동생만 있는데요. 신니얼은 아이바오의 이부남동생 ‘신바오’를 양육하는 과정에서 사망했습니다. 수컷 판다를 야생으로 방생하는 과정에서 이들을 키울 수 있는 엄마도 같이 야생에 보냈는데요. 야생적응훈련을 하는 도중 2월 초부터 구토를 하는 증상을 보이다 결국 장폐색으로 폐사했죠.
이 안타까운 사연에 충격적인 사연도 더해졌는데요. 신니얼은 현재 중국 청두의 생명의 신비 박물관에 박제돼 있습니다. 희귀 동물이 사망했을 때 표본으로 만들어지는 경우는 빈번해 동물 학대로만 볼 수는 없는데요. 그렇지만 아이바오의 어머니가 박제된 상태로 전시됐다는 건 ‘바오 가족’에 대한 사랑이 넘쳐나는 이들에겐 고통이었죠.
어릴 적 러바오도 돈에 관심 있는 동물원에서 관광객들을 위한 포즈를 배우며 살았고, 아이바오 또한 사육사에게 학대당한 사실이 알려지며 한국 팬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는데요. 신니얼 박제 소식과 더불어 도저히 우리 푸바오를 보낼 수 없다는 생각이 더 확고해졌습니다.
어디서 푸바오의 데릴사위를 데려올 수 없냐는 요청이 쏟아지는 이유죠. 하지만 그 데릴사위조차 쉽지가 않습니다.
판다는 개체 수가 많지 않기 때문에 번식력이 좋은 수컷 판다가 다수의 아내에게 다수의 자녀를 보는 경우가 많은데요. 그 번식력이 강력한 수컷 판다가 러바오의 외할아버지 ‘판판’입니다. 판판은 야생에서 구조된 판다인데요. 그래서인지 많이 건강(?)했죠. 현재 동물원에서 사육하는 판다의 1/4이 판판의 자손일 정도입니다. 어찌 보면 번식에 이용당해 무려 150마리의 후손을 두었다고 하죠. 러바오가 건강한 이유가 있었네요.
그런데 아이바오의 할아버지 루루도 만만치 않습니다. 루루는 무려 24마리의 부인과 52마리의 자식을 뒀죠.
이런 어마어마한 족보를 가진 아이바오와 러바오인 만큼 이들 부부의 자녀인 푸바오는 거의 전 세계에 있는 판다들이 다 친척인 수준인데요. 실례로 러바오의 이부누나 ‘푸니’의 아빠가 아이바오의 할아버지 루루입니다.
그렇기에 만 4살이 되면 중국으로 가야 하는 푸바오의 ‘짝’을 찾기가 어렵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요. 물론 그 어떤 판다라도 우리 푸바오에게는 모두가 부족하죠.
이처럼 엄청난 번식력을 가진 할아버지들을 둔 푸바오의 유전자는 그야말로 최상인데요. 특히 그 미모가 톱급이죠. 푸바오의 이모들이자 아이바오의 이복자매인 페이윈과 바이티엔도 상당한 미모를 자랑합니다. 중국에서는 인플루언서급 인기를 누리는 중이죠. 푸바오의 미모는 외탁한 것 같네요.
완벽함과 완벽함이 더해진 진짜 완벽한 바오 가족. 이 다섯 가족의 모습을 끝까지 지켜보고 싶은데요. 예정된 이별이 너무도 아쉽지만, 중국에서 지낼 푸바오의 일상 또한 그 어디에서라도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볼 예정인데요. 우리 ‘푸린세스’도 이 엄청난 유전자가 가득한 2세를 낳게 되겠죠? 아쉽지만 한편으로는 이 또한 기다려지는 대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