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순익 5.3% 감소…'기업금융'에 집중할 것
비은행 자회사 실적 부진 "내년 본격성장 예상"
우리금융지주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감소했다. 기업대출 중심의 성장세로 이자이익은 늘었지만, 비이자이익은 시장 변동성 확대 등으로 인해 전년 동기 대비 줄어들었다.
우리금융은 27일 경영실적 발표를 통해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1조5386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1조7619억 원)와 비교했을 때 12.7% 줄어든 수치다.
우리금융 측은 상반기 당기순이익 감소는 충당금 적립에 따른 일회성 요인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환율 등 거시경제 지표들의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어 우리금융은 추가 대손충당금을 2630억 원 선제적으로 적립하고 환매 연기 중이었던 사모펀드 관련 약 540억 원 기타 충당금을 적립했다"며 "리스크 대응을 위한 선제적인 조치들로 2분기 순이익이 감소했지만, 이는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했다.
이어 "이번 추가 충당금 적립은 자산 부문의 부실로 인한 것이 아니라 그룹의 손실 흡수 능력을 높이기 위한 선제적 조치"라며 "3분기부터는 개선된 이익 실현이 가능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룹의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을 합한 순영업수익은 5조23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했다. 이자이익은 올 상반기 4조4130억 원으로, 조달비용 상승 등에 따른 은행 마진 폭 축소에도 불구하고 기업대출 중심의 견조한 성장세가 이어지며 전년 동기(4조1033억 원) 대비 7.5% 올랐다.
반면, 상반기 비이자이익은 6107억 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2% 감소했다. 우리금융에 따르면 이는 경기침체에 따른 비은행 부문, IB, 부동산 관련 이익이 줄었기 때문이다.
그룹 판매관리비용률은 40.8%로 집계됐다. 그룹 연간 목표인 45% 이내 수준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탑라인 성장이 제한적인 가운데 비용관리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강조되는 시점"이라며 "우리금융은 미래 성장을 위한 디지털 IT 부문 및 영업 활성화 비용을 제외하고 그룹 차원에서 비용 관리 노력을 적극 추진 중이고 앞으로도 전사적 비용 효율화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은 향후 건전성 관리에 그룹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상반기 그룹의 연체율 등 자산건전성 관련 주요 지표들은 악화됐다. 그룹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은 올 2분기 0.36%로 직전 분기(0.31%)보다 0.05%포인트(p) 올랐다. 지주 관계자는 "경쟁사와 비슷한 수준으로, 여전히 관리 가능한 범위 내에 있다"면서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시장의 우려가 여전한 만큼 리스크 취약 부분을 집중 점검하는 데 힘쓰겠다"고 했다.
그룹 NIM은 같은 기간 1.85%로 전분기(1.91%)보다 0.06%p 떨어졌다. 주요 자회사인 우리은행의 올해 2분기 순이익마진(NIM)은 1.59%로 전분기(1.65%) 대비 0.06%포인트(p) 하락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2분기 중 조달비용 상승이 마진 하락의 주요 요인이었다"며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이 마무리돼 가고 저비용성 예금 감소 추세가 둔화되고 있는 만큼 하반기에는 조달비용 상승에 따른 마진 하락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리은행의 상반기 연결 당기순이익은 1조4720억 원으로 전년 동기(1조5545억 원) 대비 5.3% 감소했다. 우리은행의 올해 6월 말 기준 총대출금은 296조 원으로 3월 말 대비 0.7% 증가했다. 우리금융 측은 "기업대출은 견조한 성장세가 지속되며 3월 말 대비 1.2% 성장한 161조 원을 기록했다"며 "하반기에도 기업금융을 중심으로 대출 수요를 적극 발굴하되 경기 상황에 맞춰 탄력적으로 운용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우리금융 관계자는 "향후에도 변동성이 큰 금융환경과 고금리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자산건전성, 자본적정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리스크 관리 정책을 유지해 나갈 것"이라며 "우량, 중견, 중소기업 중심의 여신 취급과 신성장산업 위주의 선별적 지원으로 신규 대출을 늘리고 고위험 자산인 PF에 대해서도 지속 관리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증권사 인수와 관련해선 "증권사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우량 매물을 물색하고 다각적 증권업 진출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라며 "우량 보험사가 나온다면 보험사 인수합병도 검토할 것이고 우리금융과 시너지가 직접적으로 크게 날 수 있는 매물과 M&A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했다.
비은행 계열사 실적 부진에 대해서는 "상반기 카드, 캐피탈, 종금 등 자회사들에 충당금 부담이 많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에는 이익 증대보다 건전성 관리에 집중하고 내년에는 이를 기반으로 본격적인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상반기에 우리카드는 연결 당기순이익 819억 원으로 전년 동기(1340억 원) 대비 38.7% 감소했다. 우리금융캐피탈은 43.2% 감소한 713억 원, 우리종합금융은 73.3% 감소한 122억 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