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후 2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어울림 광장. 기온 32도를 웃도는 무더위에 땀이 송글송글 맺힌 사람들이 ‘아리수 트럭’ 앞에 50미터가량 늘어섰다. 얼음을 잔뜩 담아 건네주는 물병에는 물방울이 몽글몽글 맺혀 보기만 해도 시원했다. 입맛 따라 물, 커피, 아이스티를 받아든 이들은 한 마디씩 내뱉었다. “맛있네.”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가 ‘맛있는 아리수 캠페인’ 첫 행사를 개최했다. 시는 6월 29일 향후 100년을 대비하는 ‘서울시 상수도 종합계획 2040, 아리수 2.0’을 발표하면서 2026년까지 아리수 음용률을 50%까지 높이겠다고 밝혔다. 맛있는 아리수 캠페인은 그 일환으로, 이날 행사에는 아리수 트럭, 스탭퍼 게임, 물맛 블라인드테스트, 아리수 페인팅 등 즐기고 마시면서 정보까지 얻을 수 있는 다채로운 코너가 마련됐다.
블라인드 테스트를 마친 30대 후반의 이모 씨는 “아리수를 처음 맛봤다”며 “까다로운 수질검사를 하고, 결과가 그렇게 좋은지 몰랐다”고 했다. 아리수는 350항목의 깐깐한 수질검사를 통과한 세계 최고 수준의 깨끗한 물로, 풍부한 미네랄도 함유하고 있다.
이날 진행된 블라인드 테스트는 아리수와 생수 2종류를 A, B, C 각 컵에 담아 사전 정보 없이 마시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사람들은 각각을 시음한 후 가장 물맛이 좋은 곳에 스티커를 붙였다. 오후 5시 30분 기준 총 143명 참여에 A 71개, B와 C에 각각 26개와 46개의 스티커가 붙었다. A가 아리수이고, B와 C는 국내산 생수다. 동시에 진행된 아리수 만족도 조사에는 293명이 참여해 매우만족 197, 약간만족 59, 보통 36, 약간불만족 1명으로 나타났다.
아리수가 좋다는 건 알지만 음용수로는 아직 꺼려진다는 이들도 있었다. 강동구에 사는 주부 박모 씨는 “수질검사 결과가 좋다고 나왔는데 선뜻 손이 가지 않는다”며 “아파트 배관을 거치면서 물 상태가 나빠질 것 같아 아직은 정수기를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30대 직장인 신모씨는 “물맛에 예민한 편인데, 많이 좋아지긴 했지만 수돗물에서 아직 특유의 냄새가 난다”고 했다.
한편 콜롬비아에서 여행온 알바로는 스탭퍼 게임에 참여해 LED 컵에 물을 가득 채운 후 아리수를 마실 수 있는 티켓을 받았다. 그는 “(자국의) 도시에서는 대부분 수돗물을 마신다”며 “그와 비교해도 아리수는 너무 맛있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어 “에비앙은 비싸서 고급 레스토랑에서나 나온다”며 “한국 호텔에서도 생수를 주던데 앞으로 여행하는 동안 아리수를 먹어도 되겠다”고 말했다.
홍보가 더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강남구에서 친구와 함께 들른 20대 남성은 “삼다수 등 생수에 비하면 아리수가 인기가 없지 않나”라며 “마케팅을 더 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물맛이 더 향상되고 수도 배관이 문제없다는 확신만 들면 아리수를 먹겠다고 했다. 아리수 음용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불신해소가 여전히 가장 큰 장벽인 셈이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유연식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장은 '가계 비용은 줄고, 건강은 좋아지고, 탄소 배출은 절감되고'라고 적힌 홍보 피켓을 들고, 아리수 페인팅까지 체험했다. 그는 "더운 날씨에도 많은 시민들이 찾아줬다"며 "아리수를 믿고 마시는 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맛있는 아리수 캠페인'을 11월 30일까지 진행한다. 시민 누구나 참여 가능하고 참여 방법은 아리수를 맛있게 먹는 사진 또는 영상을 자유롭게 찍어 개인 인스타그램에 필수 해시태그(#아리수 #맛있는아리수 #나는아리수를마신다)와 함께 인증하면 된다.
보다 많은 시민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매월 100명을 추첨해 문화상품권 1만 원권을 증정하고, 가장 많은 인증 게시물과 기발한 아이디어로 아리수를 맛있게 먹는 모습을 표현한 우수작 1명을 선정해 아이패드를 증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