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이초 교사, 사망 전 10차례 상담 요청…이번 달에만 3번 요청

입력 2023-07-28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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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후 신규교사가 극단적 선택을 한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앞에서 열린 추모행사에서 추모객들이 헌화하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서울 서초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극단적 선택을 교사가 지난해부터 10차례에 걸쳐 학교에 상담을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27일 국민의힘 정경희 의원실이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서이초의 1학년 담임교사 A씨는 지난해 5월부터 학교에 업무 관련 상담 10건을 요청했다.

A씨는 지난해 2차례 업무 상담을 요청했으나, 올해 들어 8차례 상담을 요청했다. 특히 A씨가 사망한 이번 달에만 3차례의 상담을 요청했다. A씨는 지난 18일 교내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

이달 3건의 상담 요청 중 2건은 ‘연필 사건’과 관련된 것이었다. A씨는 지난 13일 상담을 요청하면서 전날 발생한 연필 사건을 보고했고, 학교는 학생의 학부모와 만남을 주선해 사안을 해결했다.

그러나 A씨는 상담을 요청해 “연필 사건이 잘 해결되었다고 안도했으나, 관련 학부모가 개인번호로 여러 번 전화해서 놀랐고 소름 끼쳤다”라는 취지의 말을 했다. 이에 학교 측은 “전화번호를 바꾸어라”라고 답했다.

A씨는 해당 사건 외에도 다른 학생의 문제로 괴로워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학생과 학생 학부모가 자꾸 선생님 잘못이라고 한다고 한다. 처음에는 그러려니 했는데 자꾸 들으니 내 탓이라는 생각이 들고 가스라이팅으로 느껴진다”라는 취지의 말을 했다. 이에 학교 측은 A씨의 잘못이 아니며 학생의 상담 치료가 절실하다고 답했다.

또한 지난달 상담에서도 다른 학생을 언급하며 “학생이 이제는 학급에서 ‘금쪽이’가 됐고 상담을 받는 줄 알았는데 아닌 것 같다”라며 “학부모에게 연락했는데 다소 불편한 기색을 내비쳐 말하기 힘들었다”라는 내용의 말을 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정경희 의원은 “학생과 학부모로 인한 지속적인 업무 스트레스 호소에도 학교 측 상담은 형식적으로 이뤄졌다”라며 “학부모 민원 응대를 개별 교사가 아니라 단위 학교나 교육청에서 맡는 등, 업무 부담을 덜어 주는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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