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산리오사의 캐릭터가 각종 유통채널과 협업을 확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일관계가 개선되고, 레트로 열풍으로 추억의 일본 캐릭터 인기가 부활한 것으로 풀이했다.
3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하이마트는 갤럭시 Z플립5에 산리오의 시나모롤 캐릭터를 접목한 상품을 단독으로 판매한다.
롯데하이마트 관계자는 “산리오 캐릭터가 젊은 여성 고객에 인기 있는 만큼 이들을 주요 소비층으로 겨냥하기 위해 협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유통채널에서 산리오 캐릭터와의 협업이 계속되고 있다. 산리오는 ‘키티’, ‘시나모롤’, ‘마이멜로디’, ‘쿠로미’ 등의 캐릭터로 유명하다.
세븐일레븐은 산리오 캐릭터 우표씰이 담긴 상품군을 최근 확대했다. 이전에도 산리오 캐릭터를 이용한 한정판 기내용 캐리어 등을 출시했고 ‘헬로키티’와 ‘마이멜로디’ 리유저블백은 출시 일주일 만에 3만 개 이상 팔리기도 했다.
파라다이스 호텔앤리조트 역시 산리오와 협업해 굿즈 증정 패키지 상품과 포토존, 디저트 등을 선보이기도 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협업 상품이 다르기 때문에 직접 비교는 어렵다”면서도 “산리오 캐릭터가 포켓몬스터와 함께 협업했을 때 시너지가 좋은 편이기는 하다”고 설명했다.
최근 협업이 잇따르는 캐릭터 마이멜로디는 1975년, 시나모롤은 2001년, 쿠로미는 2005년 탄생한 올드(old) 캐릭터다. 당시 초ㆍ중학생이던 소비자가 이제는 3040대 구매력을 가진 세대로 성장하면서 새삼 인기를 끌고 있다. 여기다 2021년 숏폼을 통한 SNS 바이럴에 힘입어 1020세대까지 산리오 캐릭터를 친숙하게 느끼게 됐다. 이로 인해 세계 각국에서 글로벌 인지도가 큰 폭으로 높아졌고 국내에서도 다시금 인기가 부활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한일관계 개선도 산리오 캐릭터가 인기를 얻는데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한다. 2010년 중반 산리오가 처음 들어와서 국내 기업과 협업을 희망했을 때는 강제징용 배상문제 등으로 인해 한일관계가 좋지 않았다. 최근 들어 정부 차원에서 일본과의 교류가 늘어나자 인식이 바뀌기 시작했고 캐릭터 선호에도 영향을 줬다는 것이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은 탓인지 금융투자업계구 추정하는 산리오의 해외 매출 비중은 27%에 이른다. 해외에선 대부분 로열티 매출이다. 지난해 매출 527억6300만 엔(약 4800억 원), 영업이익은 25억3700만 엔(약 231억 원)을 기록했다.
한국과 일본이 지리적으로 인접한 것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윤성은 문화평론가는 “일본과 지리적으로 가깝기 때문에 캐릭터를 들여오거나 직접 가서 물건을 사는 등 공유할 수 있는 측면이 크고, 일본 캐릭터는 어린이를 위한 것이라고 해도 어른에게도 소구력을 가지는 세계관이 있다”며 국내에서 일본 캐릭터가 인기를 얻게 된 이유를 분석했다.
업계에서는 산리오 캐릭터와의 협업이 계속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다양한 캐릭터가 있지만 두터운 팬층을 확보한 경우를 찾기가 어렵다”며 “산리오 캐릭터의 위치가 아직은 견고한 만큼 협업이 계속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