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2분기 역대급 실적...카카오 영업이익 30%↓ 전망
카카오 AI 전략 뚜렷하지 않아…"생성 AI에 대한 구체적인 전략 제시해야"
한때 국민주로 묶였던 네이버와 카카오의 탈동조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카카오 주가는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아직 못하고 있지만 이번 달 초거대 인공지능(AI) 모델 ‘하이퍼클로바X’ 공개를 앞둔 네이버는 주가가 올해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증권가에선 AI가 두 회사 주가 향방을 가를 것이라면서 네이버의 ‘하이퍼클로바X’나 생성형 AI 기반 검색 서비스 ‘큐:’ 등에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반면 카카오의 경우 3분기 ‘KoGPT’를 공개한다는 목표를 밝혔지만 투자 규모 등 구체적인 계획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1일 오전 12시 31분 현재 네이버는 전 거래일대비 4.85% 오른 23만8000원에 거래 중이다. 이날 네이버는 장중 23만9500원까지 오르면서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카카오는 6.82% 오른 5만4800원에 거래 중이다.
이날은 네이버보다 카카오의 주가 상승률이 더 높지만 7월 한 달 주가 상승률을 놓고 보면 카카오의 상승률은 0.59%로 처참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네이버의 주가 상승률은 19.92%를 기록했다. 지난달 코스피 상승률이 2.66% 오른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뒷걸음질 친 셈이다.
연초 이후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공격적인 AI 투자가 이어지며 국내 플랫폼 기업들의 영향력 감소 우려가 나온 바 있다. 이에 경쟁사들의 주가 상승 흐름에 따라가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네이버 주가는 빠른 회복을 보이고 있으며, 카카오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우선 이같은 두 회사의 탈동조화 현상은 분기별 실적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네이버의 2분기 컨센서스는 매출액 2조4306억 원, 영업이익 3684억 원으로 전망된다. 분기 기준으로 역대급 실적이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2분기 광고 준성수기를 맞이해 광고 매출이 조금씩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지난해 하반기 이후 인건비와 마케팅비용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카카오는 2분기 매출액 2조709억 원에 영업이익 1244억 원 수준으로 매출액은 전년대비 상승하나 영업이익이 30% 가량 하락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2분기 매출액은 SM 연결 편입으로 전년대비 16.9% 증가할 것으로 보이지만 성장률은 낮은 한자리대에 그칠 전망”이라면서 “에스엠 인수 관련 일회성 비용과 AI 개발비 증가가 예상되는 만큼 하향 리스크가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주가 향방이 갈리고 있는 또 다른 이유는 AI 등 차세대 전략이 카카오에선 뚜렷하게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24일 한국어 학습에 특화된 AI 모델인 ‘하이퍼클로바X’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시장에선 이를 활용한 서비스와 비즈니스 활성화를 통한 경쟁력 및 시장 점유율 회복을 기대 중이다. 게다가 9월엔 생성형 AI 기반 검색 서비스 ‘큐:’도 베타(시범) 서비스 형식으로 공개.
김하정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네이버의 최근 주가 급등이 충분히 정당화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면서 “하이퍼클로바X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그 파급력이 강할 것임을 미리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반면 카카오는 3분기 KoGPT 2.0을 공개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AI 대화형 챗봇 ‘코챗GPT’를 연내 출시하겠다고 밝혔지만 아직 구체적 내용은 없는 상황이다.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 대표는 지난 5월 1분기 컨퍼런스 콜에서 카카오 뉴이니셔티브 관련 연간 영업손실을 3000억 원 수준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연구원은 “카카오는 생성 AI에 대한 구체적인 전략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면서 “네이버는 생성 AI 로드맵을 공개한 만큼 수익성에 대한 자신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