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낮 기온이 섭씨 34도를 웃돌았던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찜통 더위가 한창인 도심 한 가운데 마련된 ‘흰디랜드’에 사람들이 몰렸다. 서울관광재단은 지난 21일부터 여름 피서를 즐길 수 있는 ‘2023 서울썸머비치’ 행사를 개최했고, 그 일환으로 현대백화점이 재단과 협업해 현대백화점 캐릭터인 ‘흰디’를 앞세운 흰디랜드와 썸머마켓을 조성했다. 8월 1일 기준 총 42만8000 명의 시민이 방문할 도심 속 피서지로 큰 인기다.
5호선 광화문역 9번 출구로 나오자, 15m 높이의 비치발리볼 공을 든 대형 흰디 조형물이 한눈에 들어왔다. 귀여운 흰색 강아지 모습의 흰디는 현대백화점이 고객들과 ‘순간의 행복을 기억하자’는 메시지를 나누기 위해 2019년 처음 선보인 자체 캐릭터다.
흰디 조형물 바로 옆에는 여름 해변 분위기를 연출한 흰디랜드가 마련돼 있었다. 파란색과 흰색 톤으로 꾸며진 흰디랜드에는 파라솔과 선베드, 쉼터 카라반이 설치돼 있었고 군데군데 야자수도 있어 마치 외국 휴양지에 온 기분이 한껏 들었다.
한 켠에 마련된 작은 흰디 조형물 옆에서 어린이가 인증사진을 찍으며 추억을 남기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맞은 편에서는 몇몇 시민들은 선베드에 누워 잠깐의 여유를 만끽하기도 했다. 굿즈 자판기 인근에서는 흰디 비치타올을 사달라며 엄마에게 떼를 쓰는 아이도 있었다.
이곳을 찾은 시민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서울 도심 한가운데가 아닌 어느 멋진 외국 휴양지에 놀러 온 기분”이라며 한껏 상기된 목소리였다.
흰디랜드를 찾은 유모(남·44) 씨는 “전체적으로 파란 색깔에 해외 휴양지처럼 꾸며져 있어 시원한 기분”이라며 “아이와 사진 찍으면서 놀고 있는데 너무 좋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모(여·45) 씨도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나는 날씨인데, 시원한 휴양지 기분이 나도록 잘 꾸며 놓은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그는 이어 “방학을 맞은 아이와 갈 곳이 마땅치 않았는데 도시 한복판에 사진도 찍고 물놀이를 할 수 있는 곳이 있어 만족스럽다”고 했다.
세종대왕 동상 뒤편에 마련된 8m 높이 슬라이드와 물놀이터엔 불볕더위를 물놀이로 식히려는 부모와 아이들로 인산인해였다. 아이들은 더위를 잊은 듯 물장구를 치거나 물총을 쏘며 웃음꽃을 피웠다. 옆에서는 즐거워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 부모님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다만 주변 안전요원들은 혹시 모를 안전사고에 대비하며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서울썸머비치 행사 관계자는 “물놀이터는 낮 12시부터 밤 9시까지 3부로 나눠 운영하고 한 번에 250명, 대기인원까지 300명, 하루 최대 2000명까지 수용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순신 장군 동상 옆에 조성된 분수 놀이터에서도 아이들이 시원한 물줄기를 맞으며 물놀이를 즐겼다. 이날 초등학생 두 딸과 함께 놀러 온 박 모(여·36)씨는 “바다까지 나가는 것은 너무 멀어 부담스러웠는데 집에 멀지 않은 곳에 아이들과 물놀이를 즐기고 먹거리까지 해결할 수 있는 곳이 있어 만족스럽다”며 즐거워했다.
물놀이를 마친 시민들은 다양한 간식거리를 팔고 있는 ‘썸머마켓’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현대백화점 미아점과 협업해 마련된 썸머마켓 먹거리존 내 푸드트럭에선 닭강정, 떡볶이, 김밥, 아이스크림, 커피, 초당옥수수 등을 맛볼 수 있다. 썸머마켓 가운데 마련된 테라스 카페 분위기의 쉼터에서 물놀이에 지친 시민과 아이들은 허기진 배를 채웠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시민들이 흰디와 함께 도심 속에서도 바캉스를 즐길 수 있는 힐링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흰디랜드를 조성했다”면서 “광화문광장에서 흰디와 함께 행복한 추억을 만들어 가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2023 서울썸머비치와 흰디랜드는 13일까지 운영된다. 휴일 없이 매일 낮 12시부터 밤 9시까지 즐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