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8개 선진국 중 기대수명 꼴찌
심장병·암·총기·교통사고 등 원인
자유 중시 이념, 조기 사망 영향 미쳐
미국인의 기대수명은 2021년 기준 76.1세로 2019년 대비 2.7세나 줄어들었다. 지난해 발표된 평균 수명에 관한 연구에서도 미국인의 기대수명은 2018년에 18개 선진국 가운데 꼴찌를 기록했다.
1960년대만 하더라도 미국인들은 평균적으로 포르투갈인들보다 최소 7년은 더 오래 살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2018년엔 미국인의 되레 기대수명이 포르투갈보다 1년 더 짧아졌다. 양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 격차가 3배가량 차이 나는 점을 고려했을 때 더 충격적인 결과다.
세계 최고의 암 치료 기술에도 불구하고 미국인의 기대수명을 가장 많이 깎아 먹는 원인은 심장병과 암이다. 이는 건강하지 못한 생활 방식과 질병 예방 및 의료에 대한 불평등한 접근성 때문이다. 또한 비만은 세계적인 문제이지만, 미국인의 비만 비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두 배에 달한다.
이코노미스트는 이러한 현상의 배경에는 미국인들의 자유 중시 이념과 정치 철학이 자리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인들은 자유를 중시하고, 개인의 책임을 강조하며, 정부의 개입을 간섭이라 보고 경계한다.
일례로 미국에서는 총격 사건이 빗발치는 상황에서도 총기 소유 및 규제에 대한 해묵은 찬반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미국 청년 보수단체 ‘터닝포인트 USA’ 설립자 겸 회장 찰리 커크는 4월 “수정헌법 2조를 지키기 위해서는 매년 총기 사망의 대가를 치를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인의 기대수명을 늘리기 위해 △총기 규제 강화 취약계층에 대한 의료 보험 확대 △안전띠·오토바이 헬멧 착용 등 안전 규제 및 속도 제한 조치 강화 등을 제안했다. 이어 “교차로 대신 회전교차로를 건설하는 것과 같은 어떤 정책들은 비용이 많이 들지 않고, 개인의 자유를 거의 침해하지 않는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