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DNA' 교육부 사무관 “선생님께 상처드린 점 사과”

입력 2023-08-13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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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서울 종각역 인근 도로에서 열린 제4차 안전한 교육 환경을 위한 법 개정 촉구 집회에서 참여한 교사 등이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자신의 아이가 ‘왕의 DNA’를 가졌다고 언급하며 자녀 담임교사에게 교육 및 훈육 방식을 강요했다는 의혹을 받는 교육부 사무관이 교사와 학교 측에 사과했다.

다만 ‘왕의 DNA’라는 표현은 “임의로 작성한 것이 아니라 아동 치료기관 자료의 일부”라고 언급했고, 자신의 직장이나 직급을 내세워 교사를 압박하는 등의 사실은 없다고 해명했다.

13일 해당 사무관은 교육부 출입기자단에 보낸 사과문에서 “선생님과 학교 관계자 등에게 마음의 상처를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이번 불찰로 이제까지 아이를 지도하고 보호해 주신 선생님들의 감사한 마음조차 훼손될까봐 마음이 아프다"고 밝혔다.

그는 "20년 동안 하위직 공무원으로 일하면서 선생님들을 그 누구보다 존경하며 교육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했고, 선생님을 존경해야 아이들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었다"며 "그러나 경계성 지능을 가진 자식에 대한 안타까움으로 지혜롭게 대처하지 못했다"고 썼다.

또 "담임선생님에게 드린 자료는 제가 임의로 작성한 것이 아니라 치료기관의 자료 중 일부"라며 "교장선생님과 상담 중 아이의 치료를 위해 노력한 과정을 말씀드렸더니 관련 정보가 있으면 좋겠다고 하셔서 새 담임선생님께 전달드렸다"고 해명했다.

이어 “학교 적응에 어려움이 있는 아이를 위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찾아간 기관에서 준 자료를 전달한 것이 선생님께 상처가 됐을 것까지 생각하지 못했다"고 적었다.

교원노조 등에 따르면 해당 사무관은 지난해 10월 초등학교 3학년인 자녀가 아동학대를 당했다며 당시 담임 교사를 신고했다.

자녀가 이동 수업을 거부해 교실에 남게 된 것이 담임교사의 방임 때문이라고 주장하면서 학교장과 교육청을 상대로 계속해서 민원을 제기했고 담임교사는 직위해제됐다.

해당 사무관은 “발달이 느리고 학교 적응이 어려운 아이가 교실에 홀로 있었던 사실, 점심을 먹지 못한 사실, 반 전체 학생이 우리 아이만을 대상으로 나쁜 점ㆍ좋은 점을 쓴 글이 알리미앱에 올라간 사실을 안 순간 부모로서 두고만 볼 수 없었기에 학교 측에 이의를 제기했다"고 상황을 전했다.

다만 담임교사는 올해 2월과 5월 경찰과 검찰에서 아동학대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이후 해당 사무관은 새로 부임한 담임교사에게 “왕의 DNA를 가진 아이이기 때문에 왕자에게 말하듯이 듣기 좋게 돌려서 말해도 다 알아듣습니다”, “하지마, 안돼, 그만!! 등 제지하는 말은 ‘절대’ 하지 않습니다” 등 ‘훈육 지침’을 세세히 적은 글을 건넸고, 이 사실이 온라인 등에 알려지며 뭇매를 맞았다.

지난해까지 교육부에서 6급 공무원으로 일했던 해당 사무관은 올해 1월 5급 사무관으로 승진해 대전교육청에서 일했다. 대전교육청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해당 사무관을 직위해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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