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안팎, ‘공천 염두 발언’ 평가
내년 총선을 8개월여 앞두고 친윤(친윤석열)계 국민의힘 이철규 사무총장이 내부 단속에 나섰다. 당내에서는 ‘친윤표 공천 줄세우기’가 시작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사무총장은 16일 열린 의원총회에서 “타고 있는 배를 침몰하게 하는 승객은 승선 못 한다”라고 발언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일반론적인 얘기”라면서 “언행에서 그런 걸 하지 말자, 언행을 조심하자, 이런 걸 다 함축한 의미가 담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사무총장은 윤석열 대통령 핵심 측근인 데다 내년 총선 공천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인물로 평가 받는다. 지역구 관리 여부를 평가하는 당무감사는 공천 평가의 핵심 자료가 된다. 여권 관계자는 “사무총장이 공천을 준다, 안 준다 할 수는 없지만, 당무감사에서 부적격 의견을 줄 수는 있는 자리”라고 말했다.
이런 그의 입에서 ‘승선’이라는 표현이 나온 것은 결국 “공천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하태경 의원은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당에 쓴소리를 해서) 징계받은 사람은 당연히 공천이 안 되거나 크게 불이익을 받거나”라고 분석했다. 여권 관계자는 “총선까지 시간이 남아서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결국은 더 이상 당에 쓴소리를 하지 말라는 경고”라고 말했다.
최근까지 당에 논란이 됐던 ‘수도권 위기설’만 해도 당에서 비주류 인사로 분류되는 인사들이 경고한 발언들이었다. 안철수 의원은 9일 KBS라디오 인터뷰에서 “심각한 위기”라면서 “갤럽을 포함해서 여러 여론조사를 보면 내년에 야당을 뽑겠다는 의견이 여당을 뽑겠다는 의견보다 작게는 10%(포인트)에서 많게는 20%(포인트)까지 더 많다”고 지적했다.
총선 위기감이 엄습하면서 ‘유승민·이준석 포용론’까지 불거졌다. 당내에서는 이용호·조경태·하태경 의원 등이, 장외에서는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정현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대표·홍준표 대구시장 등 당 지도부와 거리가 먼 계파 인사들이 ‘원팀’을 강조하고 나섰다.
당 지도부 측은 “근거 없는 위기감(8일 김병민 최고위원 KBC 인터뷰)”이라고 일축했다. 한 친윤계 의원도 “당에 대해 쓴소리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분들이) 야당에 대해서도 역할을 할 수 있지 않나”라며 “그런 것에 불만이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힘 당무감사는 10월 중순부터 11월 말까지 시행된다. 이 사무총장은 8일 당무감사 회의 후 “3년 만에 총선을 앞두고 실시되는 당무감사는 사고 당협을 제외한 209개 당협이 대상”이라며 “당무감사 실시 전까지 당무감사위를 중심으로 공정하고 객관적인 평가 기준을 확정할 예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