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한미일 정상회의 마치고 귀국…경제·안보 핵심 협력체 탄생

입력 2023-08-20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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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20일 새벽 서울공항 도착…1박 4일 일정 소화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8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미국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의를 앞두고 로렐 로지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의 일정을 마무리하고 20일 귀국했다. 역사상 첫 단독 정상회의를 통해 경제·안보 등의 분야에서 포괄적이고 다층적인 협력을 제도화함으로써 인도·태평양 지역의 핵심 협력체로 발돋움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 대통령은 이날 새벽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 1호기 편으로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7일 부친인 고(故)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의 장례 절차를 마치고 미국으로 출국했다. 이후 18일 워싱턴DC 인근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한미일 정상회의를 갖고 곧바로 귀국해 1박 4일의 일정을 소화했다.

3국은 이번 회의를 통해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제도적 틀을 마련했다. 한미일 정상은 합의 내용을 문서화한 '캠프 데이비드 정신'(The Spirit of Camp David·이하 정신), '캠프 데이비드 원칙'(Camp David Principles·원칙), '3자 협의에 대한 공약'(Commitment to Consult·공약) 등 3건을 채택했다.

채택된 문건 가운데 정상 공동성명을 겸한 '정신'에서는 한미일간 포괄적 협력 방안이 망라됐으며, '원칙'에서는 향후 한미일 협력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견지해 나가야 할 원칙들을 문서로 합의했다. '공약'에서는 '한미일간 공동의 이익과 안보에 영향을 미치는 지역적 도전, 도발, 그리고 위협에 대한 대응을 조율하기 위해 신속하게 협의하도록 공약한다'고 합의했다.

특히, 공약에서는 안보 위협 등에 대응하기 위한 신속 협의를 명문화함으로써 3국의 안보협력 수준이 비정기적인 대북 공조에 머무르던 이전과는 차원이 달라졌다는 평가다. 한미일 협력 체계가 미국 주도로 지난 몇 년간 발족한 '오커스'(AUKUS·미국·영국·호주 안보),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 이상의 소다자 협력체로 기능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전날 현지 프레스룸 브리핑에서 "공동성명에도 명시돼 있듯이 이번 한미일 정상회의는 세 나라 파트너십의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며 "한미일 3자 협력은 역내 가장 포괄적이고 다층적인 협력체로 진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오커스, 쿼드 등과 함께 역내외 평화와 번영을 증진하기 위한 강력한 협력체로 기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석열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미국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 공동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 대통령, 바이든 미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연합뉴스)

한미일 정상은 3국 협력을 제도화하기 위한 회의 정례화와 협의체 신설 등의 장치를 마련하기로 했다. 우선, 한미일 정상회의를 최소 연 1회 이상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그동안 다자회의를 계기로 3국 정상이 모였지만, 이번 캠프 데이비드에서 첫 별도 정상회의를 시작으로 정례화하는 것이다. △외교장관 △국방장관 △상무·산업장관 △국가안보실장 간 협의도 최소 연 1회 이상 개최하기로 했다.

재무장관회의도 신설해 연례화 여부를 논의할 방침이다. 한미일 3국이 재무장관회의를 여는 것은 사상 처음으로, 한미, 한일 등 양국 차원에서 이뤄지던 금융·외환 협력을 3국 차원에서 확대·발전시키겠다는 의도다. 재무장관회의에서는 금융시장 안정을 포함한 다양한 글로벌 금융 의제가 논의될 예정이다. 대통령실 최상목 경제수석은 "3국이 함께 금융 외환시장 등 거시경제 안정을 위한 공조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며 "이는 글로벌 금융 안정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3국 간 투자·교류 활성화의 기반을 공고히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3국은 경제안보 측면에서도 '공급망 3각 연대'를 구축하기로 했다. 한미일은 반도체, 배터리, 바이오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 각각 세계 시장을 주도하는 가운데, 한국은 제조, 미국은 원천 기술, 일본은 소재 등에서 각각 강점을 가진 만큼 상호보완적인 분업 구조를 기반으로 연대를 통한 시너지 창출 가능성이 높다는 데 인식을 함께했다.

한미일은 각자 운영 중인 조기경보시스템을 상호 연계해 핵심 공급망의 조기경보체계 업그레이드를 꾀하는 한편, 혁신기술 보호를 위한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기로 했다. 아울러 미래 경제 질서의 판도를 바꿔놓을 수 있는 '게임 체인저'가 될 인공지능(AI), 양자, 우주 등 핵심 신흥 기술 분야에서는 개발에서부터 표준화, 기술 보호에 이르는 전 주기에 걸친 3국 협력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

또한, '인도·태평양 대화'와 '해양안보협력 프레임워크'를 출범시켜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과 태평양 도서국의 개발 협력, 인도적 지원을 조율하기로 했다. 안보 협력 분야에서는 올해 말까지 북한 미사일 경보정보의 실시간 공유체계를 가동하고,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증강된 탄도미사일 방어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 3국 훈련을 연 단위로 실시하는 것도 합의했다. 북한의 불법 외화 수익을 차단하기 위한 범정부 차원의 '북한 사이버 실무그룹'도 출범시킬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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