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ㆍ한국어 등 다양한 언어로 허위 정보 번역해 발신
“철자 틀려 영향력 크지 않았지만, 거대한 공작”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모회사 메타가 중국 정부가 배후에 있는 가짜 계정을 대거 삭제했다.
29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메타는 중국 정부가 자국에 여러 개 사무실을 두고 가짜 계정을 만들어 가짜 뉴스를 퍼뜨리고 선동을 시도했다고 발표했다.
이번에 삭제된 가짜 계정은 페이스북 7704개, 정보 공유용 페이스북 페이지 954개, 페이스북 그룹 15개, 인스타그램 계정 15개 등이다. 이 중 일부 계정은 2018년부터 활동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중국이 전 세계를 대상으로 오랜 기간 여론조작을 시도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메타는 인스타그램과 왓츠앱, 블로그스팟 등에서도 중국 정부와 연관된 수백 개의 계정을 적발했으며, 최근 자사 서비스 외에 레딧과 비메오(Vimeo)와 같은 소규모인 소셜미디어 플랫폼에서도 가짜 계정 활동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메타 자체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들 가짜 계정은 영어는 물론 한국어와 독일어, 프랑스어, 일본어 등 세계 각국 언어로 신장 위구르 소수 민족 탄압 이슈를 미화하는 등 각종 친중 메시지를 작성하고 번역해 퍼다 날랐다.
또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원과 관련해 미국을 코로나19 진원지처럼 묘사하는 허위 정보를 퍼뜨리려는 시도도 있었다. 미국이나 미국 우방국의 외교정책에 대한 비판적인 가짜 정보도 많았다.
메타는 가짜 계정들이 중국 전역에서 운영됐지만, 이들 모두 디지털 인프라를 공유했으며 베이징 시간을 기준으로 점심과 저녁 휴식시간을 포함해 명확한 교대 패턴으로 운영되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다만 메타는 이러한 가짜 계정들의 선전 활동이 늘어나고는 있지만, 인터넷 사용자들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은 것으로 평가했다. 철자나 문법이 엉망이어서 이용자들이 외면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다.
특히 해당 가짜 계정 팔로워는 총 50만 명 정도였는데, 대부분 방글라데시와 베트남, 브라질의 상업용 스팸 메시지 운영자로부터 구입한 가짜 계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메타는 중국이 러시아의 가짜뉴스 선동 전략을 배우고 있는 것 같다고 짚었다. 러시아는 지난 2016년 미국 대선 때부터 미국 인터넷 사용자를 겨냥해 여론전을 펼쳤다.
메타의 보안책임자 벤 님모는 “현재 인터넷 물밑에서 진행되는 비밀공작 중에서 가장 거대한 공작”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