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때 빛난 ‘최태원 리더십’…“‘소통’ 가장 중요”

입력 2023-08-30 15:35수정 2023-08-30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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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큰 형님’…재계 위기에 빛 발한 존재감
“모자 3개” 그룹 경영에 엑스포까지 종횡무진
경영 혁신 위해 구성원 의견 개진 강조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6월 프랑스 파리 이시레물리노의 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30 부산세계박람회 공식 리셉션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SK그룹)

재계 총수 회동에서 큰형님 역할을 해온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정부와 정치권에 재계 목소리를 전달하고 각종 현안을 해결하는 데 구심점 역할을 맡고 있다. 최 회장은 공식 석상에서 근엄하고 진지한 모습과는 다르게 MZ세대와 소통을 넓히면서 소탈하고 친근한 모습으로 유명하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이른바 ‘모자 3개’(SK그룹 회장,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2030부산엑스포 공동유치위원장)를 쓰고 동분서주하고 있다. 평소 경영 철학인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해 솔선수범을 넘어 희생하는 모습니다.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한 글로벌 광폭 행보는 최 회장의 이런 진심이 읽혀진다. 지난 6월 테니스를 치다 다리를 다쳐 기브스를 하고 목발을 짚은 채 민간경제대표단 자격으로 프랑스 파리 유치전에 참석했다. 당시 다리가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자신있게 부산엑스포 유치를 호소하는 최 회장의 모습은 현지에서도 화제가 되기도 했다. 같은 달 6월에도 한일관계 해빙기를 맞아 12년만에 열린 한일 상공회의소 회장단 회의에 참석해 상호 경제협력을 강화하기로 약속하고, 부산엑스포 유치에 일본의 협력을 당부했다.

정부와 기업의 가교 역할을 해야 하는 전국경제인연합회가 해체 위기에 몰리자, 대한상공회의소를 짊어진 최 회장의 존재감이 더욱 부각됐다. 훌륭한 기업인을 넘어 재계의 중심축으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실제 지난해 5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한 때 기업인 양국 교류 행사 등 그동안 국가적 재계 행사를 주도했다.

재계에서는 최 회장이 2021년 회장을 맡은 이후 대한상의 위상과 영향력이 한층 높아졌다고 평가한다.

김병준 전경련 고문은 본지와 통화에서 “대한상의는 중소기업과 대기업을 다 포함하다 보니 의견을 조율하기가 쉽지 않은데 (최 회장이) 큰 리더십을 발휘했다”며 “다른 경제단체와 관계에서도 서로 보완적으로, 경제단체간에 화목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우리 경제에 이바지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이처럼 하나도 힘든 역할을 세 가지나 척척 해내는 능력을 두고, 주변에서는 그 원천을 최 회장의 ‘관행적 사고를 파괴하는 소통의 리더십’에서 찾고 있다.

실제 최 회장은 지난 24일 이천포럼을 마무리하며 “세상의 변화가 너무 빨라 회사도 과거의 성장 공식이 통하지 않고, 개인의 성장 방법도 정해진 답을 구하기 어려워졌다”며 “끊임없이 스피크 아웃(적극적인 의견 개진) 하라.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야 문제를 모으고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고 끊임없는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스피크 아웃은 최 회장이 2019년 구성원들과 한 100번의 ‘행복 토크’를 진행하며 가장 많이 당부했던 말이다. 구성원들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야 올바른 혁신의 방향을 찾을 수 있고, 구성원의 성장과 행복 증진도 담보할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구성원들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야 올바른 혁신의 방향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 그의 평소 지론이다.

최 회장은 지난달 10일 올해 입사한 SK그룹 신입사원과 가진 ‘회장과의 대화’에서도 “의견이 있을 때 주변 분위기를 해칠 것을 걱정하지 말라. 내 의견이 좋은 의견인지 집중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최 회장은 평소 근엄하고 진지한 모습과 달리 SNS상에서 친근하게 다가가면서 MZ세대에게 ‘태원이 형’으로 불리고 있다. 최근 ‘한일 상의 회장단 회의’를 앞두고 병원 침대에 누워 왼쪽 다리에 깁스한 사진과 동영상을 올려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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