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고진 사망에 놀란 체첸 수장 “푸틴 명령에 목숨 바칠 준비 됐다”

입력 2023-09-01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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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식 하루 만에 푸틴과 셀카 올리고 충성 맹세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 프리고진과 함께 러시아군 지원
지난해 9월 러시아군의 무능함 지적하며 맞서기도

▲람잔 카디로프 체첸 자치공화국 수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사진을 찍고 있다. 출처 카디로프 텔레그램
한때 바그너그룹 수장 프리고진과 함께 러시아 수뇌부를 비판했던 체첸 수장이 프리고진의 사망에 적잖이 놀란 듯 보인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명령에 목숨을 바칠 수 있다고 맹세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람잔 카디로프 체첸 자치공화국 수장은 자신의 텔레그램에 “나는 블라디미르 블라디미로비치(푸틴)의 어떤 명령도 이행할 준비가 돼 있다”며 “설령 그것이 내 죽음으로 이어지더라도 그렇다”고 밝혔다.

카디로프는 “나는 푸틴의 보병으로서 러시아와 러시아 국익에 속한다”고 덧붙였다. 글과 함께 푸틴 대통령과 찍은 사진도 게재했다.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지난달 24일 한 남성이 러시아 민간 용병 기업 바그너그룹(영문명 와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을 추모하며 헌화하고 있다. 모스크바/AFP연합뉴스

이 같은 발언은 프리고진 장례식이 열린 지 하루 만에 공개됐다. 앞서 프리고진은 비행기 추락으로 사망했다.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푸틴 대통령이 배후에 있을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의견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사망 소식 직후 “놀라운 일이 아니다”며 “러시아에서 푸틴이 배후에 있지 않은 일은 많지 않다”고 말했다.

카디로프는 프리고진과 함께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 러시아군을 지원하는 임무를 수행했다. 이 둘은 전쟁 과정에서 러시아 국방부와 육군 장성들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는 공통점도 있다. 특히 카디로프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군에 밀리던 지난해 9월 “러시아군이 실수를 저질렀다. 오늘이나 내일 전략을 바꾸지 않는다면 내가 국가 지도부에 현장의 실제 상황을 설명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는데, 푸틴 대통령이 전황을 제대로 보고받지 못하고 있다는 뉘앙스를 남겨 논란이 됐다.

다만 카디로프는 프리고진이 용병을 이끌고 러시아 내란을 일으켰던 6월 이후 프리고진과 거리를 두며 푸틴에 대한 충성을 강조하기 시작했다고 FT는 설명했다.

한편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비행기 추락과 관련해) 조사가 진행 중이며, 이건 러시아 관할이기 때문에 국제적 차원의 대화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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