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난, 경력 단절 등 원인으로 꼽아
“인구 5분의 1 몰린 서울이 가장 심각”
지난달 31일(현지시간) WSJ는 ‘부모에게 현금을 지급해도 세계 최저 출생률은 더 떨어졌다’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WSJ는 “한국은 산업화한 세계에서 출생률이 가장 낮은 국가”라며 “이는 청년들을 결혼시키고 가정을 꾸리도록 유도하기 위해 수년간 진행된 정부의 공격적인 보조금과 저금리 대출, 현금 지급에도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통계청은 2분기 합계출생률이 역대 최저인 0.70명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1명을 밑돈 것은 2019년 2분기부터 17개 분기 연속이다. 합계출생률은 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하는 평균 출생아 수를 의미한다.
WSJ는 “출생률이 1.66인 미국을 포함해 많은 선진국에서도 신생아 수는 감소하고 있다”며 “청년층이 줄어들면 노동력 감소와 세수 감소 등 여러 문제가 발생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도 “선진국 가운데 한국은 예외적”이라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어떤 곳도 1 이하의 출생률을 기록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 문제는 한국 인구의 약 5분의 1이 거주하는 서울에서 가장 심각해 보인다”며 “주택 가격이 급등한 서울의 출생률은 0.59명으로 전국 주요 도시 중 가장 낮다”고 분석했다.
WSJ는 취업난과 경력 단절, 치열한 경쟁 등 사회적인 어려움을 현 상황의 원인으로 꼽았다. WSJ는 “과거보다 많아진 대졸 청년들이 화이트칼라 일자리를 구하기가 더 어려워졌다”며 “최근 삼성과 LG, 현대와 같은 대기업에 지원한 사람 중 3%만이 고용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의 재정적 지원에도 많은 한국인은 사회 구조적 문제가 자녀 양육비보다 극복하기 더 어렵게 느껴진다고 말한다”며 “한국 정부의 육아휴직 정책은 다른 나라들보다 관대하지만, 정부 자료에 따르면 여성의 약 3분의 1이 휴직을 쓰지 못하고 있고 남성 이용자는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최슬기 한국개발연구원 국제정책대학원 대학교 교수는 “솔직히 선거철마다 정치인들은 출생률 문제 해결을 목표로 거대한 대책들을 발표하곤 한다”며 “그러나 현금은 삶에 대한 사람들의 관점을 바꾸는 데 제한적 동기”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