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테크 강국…아시아 크립토 허브 될 것”
글로벌 가상자산 기업들이 '코리아블록체인위크(KBW) 2023'를 찾아 너도나도 한국 시장에 러브콜을 보냈다. 글로벌 기업들은 한국 가상자산 시장이 높은 거래량을 바탕으로 새로운 기회가 될 거라 기대하고 있다.
글로벌 가상자산 커스터디 업체 빗고(Bitgo, 비트고)는 5일 하나은행과 업무협약 체결 사실을 알리고, 한국 시장에 본격 진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빗고와 하나은행은 조인트 벤처를 설립하고, 디지털 자산 수탁 기술 제휴 등 다양한 비즈니스 협업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마이클 벨시 빗고 CEO는 이날 연사로 나서 "한국은 비트코인 거래량이 세계에서 2~3위 안에 든다. 또 금융당국이 규제를 마련해 나가고 있으며, 규제 당국이 업계가 제대로 작동하길 원한다"면서 "한국은 아시아의 크립토 허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에릭 안지아니 크립토 닷컴 사장 겸 COO 역시 한국 시장에 대한 관심을 아낌없이 드러냈다. 에릭 안지아니 사장은 "한국은 세련된 테크 강국"이라면서 "삼성처럼 많은 브랜드들이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넷플릭스의 시리즈 우영우처럼 좋은 콘텐츠와 재능 있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크립토닷컴은 지난해 8월 국내 업체인 오케이비트와 피앤링크를 인수한 뒤, 한국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NFT 등 국내 웹3 생태계 확장에 집중하는 한편, 원화 거래소를 열기 위한 준비를 이어가고 있다.
칠리즈의 알렉산드레 드레이푸스 CEO는 벌써 한국만 25번 방문했다. 칠리즈는 팬 토큰과 팬 참여 보상 서비스를 제공하는 소시오스 닷컴을 운영하는 레이어 1 블록체인이다. 칠리즈는 이미 올해 3월 서울 강남에서 밋업 행사를 열고 한국 진출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날 KBW에서 이투데이와 만난 알렉산드레 CEO는 "한국은 스포츠 팬덤이 크고 디지털 자산 생태계에 대해 관심이 많다"면서 "한국은 매우 매력적인 시장으로, 한국에서 많은 비즈니스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6일 칠리즈의 글로벌 엠버서더인 알레산드로 델 피에로 선수와 함께 KBW 2023 연사로 나설 계획이다.
글로벌 기업들이 한국 시장에 눈독 들이는 건 탄탄한 IT 인프라와 콘텐츠 산업을 기반으로, 가상자산에 대한 높은 관심 덕분이다. 가상자산 플랫폼 코인힐스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국가 통화별 24시간 비트코인 거래량에서 원화는 미국 달러 다음으로 많이 거래되고 있다. 전체 비트코인 거래량의 5.48%로, 3.76% 차지한 엔화를 앞선다.
물론 상이한 언어와 문화, 국내 규제 장벽은 글로벌 기업이 넘어야할 산이다. 고팍스를 통해 국내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바이낸스는 여전히 임원 변경 신고 문제 등으로 인해 국내 시장에 발을 들이지 못하고 있다. 있다. 또 국내 가상자산 시장은 압도적인 1위를 지키고 있는 업비트 중심 구도가 공고하다.
이날 한국 진출을 사실을 밝힌 마이크 벨시 빗고 CEO에게 규제 관련 질문이 쏟아졌다. 빗고는 곧 한국 법인을 설립,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과 가상자산사업자(VASP) 신고 과정을 거쳐 2024년 하반기 본격적인 사업 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는 아직 커스터디 관련 규제가 명확하지 않으며, VASP 신고에만 수년이 걸리기도 한다.
마이클 벨시 CEO는 한국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맨땅에서 법인을 설립하는 건 정말 어렵고 오래 걸리기 마련이다. 이는 어느 나라나 어느 곳에서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어 "규제적인 측면에서 (MOU를 맺은) 하나은행이 전문 지식과 민감한 규제 부분에 대해서 도와줄 것이라 생각한다. 또 규제 당국에서 우리에게 질문하면 언제든지 답변할 준비가 되어 있고 투자자 보호와 안전을 도울 준비가 되어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