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의 손익은 외부환경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국제정세 변화를 비롯해 항공유 가격을 좌우하는 국제유가의 급등락ㆍ달러 환율, 나아가 금리도 영향을 미친다.
탄탄한 경영전략과 기초체력을 바탕으로 대외환경 변화에 얼마만큼 빠르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항공사의 수익이 크게 달라지는 것.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대표적이다. 국가 간 봉쇄와 이동금지 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발 빠르게 항공화물로 집중했던 항공사는 이 기간 큰 수익을 냈다.
9일 국내 주요 항공사의 반기보고서의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항공유 변화는 항공사 단기 수익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한항공의 경우 연간 약 2600만 배럴의 유류를 소비한다. 국제유가가 1배럴당 1달러만 올라도 한해 2600만 달러의 손실이 발생하는 셈이다. 환율도 사정은 마찬가지. 원·달러 환율이 10원 내리면 약 270억 원의 외화평가손실이 나온다.
대한항공은 고정금리차입금 규모가 5조2000억 원에 달한다. 이밖에 변동금리차입금이 4조 원을 넘어선다. 평균 금리가 1% 움직일 때마다 변동금리차입금에 대한 이자비용 약 410억 원이 발생하는 셈이다.
이처럼 갖가지 외부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항공사들은 적극적으로 리스크 관리에 나서고 있다.
금리의 경우 △원화 고정금리 차입 추진 △엔화와 유로화 등 대표적인 저금리 통화를 대상으로 고정금리 차입 확대 등이다.
항공유의 경우 값이 쌀 때 미리 결제해 고유가를 대비하기도 한다. 최근 글로벌 주요 항공사는 국제유가의 변동 폭이 심할 경우 저점에서 항공유를 미리 결제해 항공유 급등 시기에 대비하기도 한다.
항공유 가격이 급등할 경우 자연스레 항공권의 가격도 오른다. 대표적 항목이 유류할증료다
유류할증료는 2016년부터 적용된 국토교통부 거리 비례제에 따라 항공사들이 내부적으로 세부 조정을 거쳐 책정한다. 싱가포르 항공유의 갤런(1갤런=3.785L)당 평균값이 150센트 이상일 때 총 33단계로 나눠 부과한다. 평균값이 150센트 이하면 유류할증료는 없다.
9월 국제선 유류할증료 기준이 되는 7월 16일부터 8월 15일까지 싱가포르 항공유 평균값은 갤런당 258.75센트다. 150센트를 넘어선 만큼, 할증 단계는 11단계에 해당한다.
국내선 유류할증료 기준은 120센트다. 예컨대 전월 1일부터 말일까지 싱가포르 항공유 평균값이 갤런당 120센트 이상일 때 단계별로 부과한다. 다만 항공사마다 크게는 몇만 원까지 차이가 나는 국제선 유류할증료와 달리 국내선은 사실상 차이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