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보란듯이...미국, G20 무대서 ‘일대일로’ 대항마 내놓아

입력 2023-09-10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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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시진핑·푸틴 불참 틈타 광폭 행보
‘인도-중동-유럽 경제회랑’ MOU 맺어
“중국 대체할 투자자로 미국 내세워”
G20, 공동성명 도출…아프리카연합 새 회원국으로

▲9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나렌드라 모디(가운데) 인도 총리 앞에서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살만(왼쪽)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악수‘하고 있다. 뉴델리/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린 인도에서 인도와 중동, 유럽의 철도와 항구 등 인프라를 연결하는 ‘인도-중동-유럽 경제회랑’ 구상을 출범시켰다. 사실상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없는 틈을 타 광폭행보를 보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백악관은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중동과 인도를 거쳐 유럽까지 철도와 해상 수송망으로 연결하는 인프라 계획인 ‘인도-중동-유럽 경제회랑’ 구상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인도와 사우디아라비아, 유럽연합(EU)과 체결했다고 밝혔다. 해당 구상에는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아랍에미리트(UAE)도 참가하기로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더 안정되고 번영하고 통합된 중동으로 이끄는 진정한 빅딜”이라고 자평했다.

백악관은 미국과 파트너 국가들이 대륙 간 교역과 청정에너지 개발 및 수출 촉진의 통로를 구축할 것이며, 전력의 안정적 공급을 위한 해저 케이블과 에너지 수송망, 통신망을 설치하는 작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구상과 관련한 구체적인 일정이 나온 것은 아직 없다. 당사국들은 향후 60일 이내에 다시 모일 예정이다. 이와 별개로 미국과 EU는 아프리카의 앙골라, 잠비아, 콩고민주공화국에서의 철도 건설 등 인프라 개발 협력 방안도 발표했다.

미국은 올해 1월부터 ‘일대일로’ 대항마로 ‘인도-중동-유럽 경제회랑’ 프로젝트를 물밑에서 조용히 준비해왔던 것으로 전해진다. 로이터통신은 “개발도상국을 위해 (중국을 ) 대체할 파트너이자 투자자로 미국을 제시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인도-중동-유럽 경제회랑’ 구상은 미국의 중동 전략의 변화를 보여주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은 일대일로를 통해 중동 국가들과 경제협력에 나서며 영향력을 높여왔다. 그 결과 갈등의 골이 깊었던 이란과 사우디를 중재해 올해 3월 국교 정상화를 도출해내면서 미국에 적잖은 충격을 안겼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브릭스 회원국인 인도와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정상과도 만나 “G20은 앞으로도 ‘국제경제협력을 위한 가장 중요한 틀’이 될 것”이라고 확인하기도 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브릭스의 핵심 국가인 중국의 시 주석과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불참한 틈을 따 브릭스에 쐐기를 박으려는 미국의 의도가 담겼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번 G20 정상회의 첫날인 이날 회원국들은 11시간에 걸친 협상 끝에 공동성명을 도출했다. 공동성명 발표는 서방과 러시아 간 갈등 탓에 공동선언이 채택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회의 전 예상을 깨고 나왔다. 성명은 러시아를 의식해 우크라이나 전쟁 주체를 언급하지 않았다.

G20 회의 의장국인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이날 개막사에서 “아프리카연합(AU)이 G20에 합류한다”고 밝혔다. 인도는 AU의 G20 진출을 지원해 ‘글로벌 사우스(주로 남반구에 있는 신흥국과 개발도상국)’의 맹주로 부상하게 됐다고 전문가들은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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