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톡 변호사’ 결론 또 미룬 법무부…"혼란 가중, 조속히 결정해야"

입력 2023-09-10 14:52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법무부 변호사징계위, 1차 이어 2차 심의서도 결론 못 내
“공공성 저하로 국민 피해” vs “법률 서비스 접근성 높여”
법무부 “빠른 시일 내 결론”…최종판단 따라 갈등 불씨 여전

▲법률서비스 '로톡'을 운영하는 로앤컴퍼니의 엄보운 이사(오른쪽)가 6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열리는 '로톡' 가입 변호사 징계 관련 법무부 변호사징계위의 2차 심의에 출석하기에 앞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대한변호사협회(변협)가 법률플랫폼 ‘로톡’ 가입 변호사들에게 내린 징계 처분의 적절성을 놓고 법무부의 최종 판단이 늦어지고 있다. 두 차례 징계심의위를 연 뒤 “빠른 시일 내 결론 내겠다”고 했지만, 혼란이 커지고 있는 만큼 더 이상 결정을 미뤄선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미래변호사회(회장 안병희)는 10일 자료를 내고 “법무부 징계위원회가 법적 책무를 기약 없이 지연시키며, 변호사 사회가 직면한 고충을 도외시하고 혼란을 가중하고 있다”며 “분열을 끝내기 위해 결단을 내릴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최종 판단이 나오지 않는다면, 특정 법률플랫폼을 이용한다는 사실만으로 변호사 사회가 갈라서고 배척하는 기현상이 반복될 것”이라며 “어떤 방향으로든 결론을 내야만 변호사가 독립성과 자율성을 지키며 국민의 사법 신뢰도를 높여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법무부 변호사징계위원회는 지난 6일 로톡 이용 변호사들을 징계한 변협의 결정이 타당했는지 비공개 심의를 벌였다. 로톡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최대 과태료 1500만 원의 징계를 받았다가 지난해 12월 이의신청을 한 변호사 123명이 대상이다.

애초 심의 일정은 3월이었다가 6월로 연기됐고, 다시 한 차례 미뤄져 7월 20일 1차 심의가 열렸다. 법무부 징계위는 이의신청을 받은 날부터 3개월 내에 결정해야 하고, 3개월 범위에서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최초 징계 이의신청 이후 9개월이 지났는데 아직 결론을 못 낸 셈이다.

핵심 쟁점은 로톡과 같은 법률플랫폼이 ‘변호사의 공공성’을 해치는지다. 변협은 변호사가 민간플랫폼을 통해 사건을 무분별하게 수임해 영리만 추구하면, 결국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주장한다. 변호사의 공공성을 담보하기 위해 적절한 규제가 필수라는 것이다.

▲정재기 대한변호사협회 부협회장(오른쪽)이 6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열리는 '로톡' 가입 변호사 징계 관련 법무부 변호사징계위의 2차 심의에 출석하기에 앞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왼쪽은 변협 이태한 부협회장. (연합뉴스)

반면 로톡 측은 법률플랫폼이 되레 서비스 접근성을 높여 권익 향상으로 연결된다는 입장이다. 또 변호사가 민간플랫폼에 경제적으로 종속된다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기술 발전에 따라 로톡 같은 플랫폼은 더 많아져야 한다고 보고 있다.

앞서 변협 등은 변호사법 34조 위반 등을 이유로 총 3차례 로톡을 고발했지만, 검찰과 경찰은 모두 무혐의로 결론 내렸다. 헌법재판소는 지난해 5월 변호사의 플랫폼 광고서비스 이용을 금지한 변협 규정 중 일부가 헌법에 어긋난다고 일부 위헌 결정을 내렸다.

공정거래위원회 역시 지난 2월 변호사들의 로톡 서비스 이용을 금지한 행위는 위법이라며 변협과 서울지방변호사회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각 10억 원을 부과하기도 했다. 법무부도 2021년 8월 로톡 서비스가 변호사법 위반이 아니라는 유권해석을 내놨다.

서초동 한 변호사는 “흐름에 따라 법률플랫폼이 시장에 안착하는 걸 막을 수 없다. 위법성 여부에 관해선 판단이 다 끝난 것”이라며 “다만 로톡 등의 광고가 변호사 소개·알선 등 행위인지 아닌지 의견이 갈리는 것으로 안다. 법무부가 빠르게 매듭지어줘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법무부는 “곧 최종 결론을 도출할 예정”이라고만 밝혔다. 징계가 부당하다는 이의신청이 받아들여지면 징계는 취소되고, 변협은 불복할 수 없다. 이의신청이 기각될 경우 해당 변호사는 행정소송을 통해 다시 한번 정당성을 다툴 수 있다. 법무부가 징계 수위만 조절하는 결정을 내리면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게 될 전망이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