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레저 지출 증가율 40%…주택은 13%
얇아진 지갑에 미래 대비보다 이색 경험 중시
저가 제품 수요도 급증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극심한 취업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자신들만의 행복 찾기 위해 돈을 쓰는 중국 Z세대의 소비 패턴에 주목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민텔(Mintel)에 따르면 1995년 이후 출생한 중국 Z세대 소비자들은 올해 초부터 영화 티켓과 쇼핑, 외식, 스포츠 등 항목에서 꾸준히 지출을 늘려 왔다. 8월 설문조사 결과 전월보다 레저에 지출을 늘렸다고 답한 소비자는 40%에 달했다. 올해 1월 레저 지출 증가율이 27%였던 것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늘어난 셈이다.
8월 옷 쇼핑에 대한 지출 증가율은 36%였다. 외식과 여행 증가율은 각각 33%, 31%를 기록했다. 반면 주택에 대한 지출을 늘린 응답자는 13%에 그쳤다. IT 기기 지출 증가율도 20%로 나타나며 상대적으로 증가폭이 작았다.
민텔의 블레어 장 수석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에 “영화 관람과 전시회 방문, 야외 운동 등 경험 주도형 소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중국 Z세대의 주류 소비 방식이 됐다”고 설명했다.
젊은이들은 중국 소비 시장의 핵심으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경기 둔화로 기업들이 채용을 줄이면서 젊은 사람들의 지갑이 얇아지고 있다.
실제로 중국 국가통계국이 청년실업률 공표를 중단하기 직전인 6월 발표된 중국 16~24세 청년실업률은 21.3%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공식적인 실업률 발표는 멈췄지만, 중국 경제 회복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어서 전문가들은 현재 청년실업률이 그보다 더 높아졌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경기 불황에 중국 Z세대 소비자들은 지출을 줄이는 대신 우선순위를 조정했다. 고가의 제품 구매나 저축을 선호하는 대신 여행·레저 등에 돈을 쓰기 시작한 것이다. 중국 젊은이들은 여행지도 해외보다는 국내를 선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는 돈이 없어서 갈 수 없더라도 여행을 포기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저렴한 제품 소비도 증가했다. 중국 저가 생활용품 기업인 미니소는 올해 2분기 본토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급증했다. 7월에는 중국 매장의 3분의 1이 매출 기록을 경신했다. UBS의 크리스틴 펑 중국 소비자 리서치 부문 책임자는 “젊은 소비자들은 여전히 외출하고 소비하지만 이제 그들은 더 현실적인 선택을 하고 있으며 더 저렴한 옵션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