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키징이 곧 경쟁력” 삼성‧SK, 반도체 후공정 역량 강화

입력 2023-09-12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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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키징 기술, 제품 성능 좌우…파운드리서 메모리까지
HBM 기폭제 역할…연구개발, 인프라 투자 등 경쟁 치열

▲SK하이닉스가 개발한 5세대 HBM3E. (제공=SK하이닉스)

패키징(후공정) 기술이 반도체 업계의 미래 경쟁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고성능 반도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패키징 역량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반도체 패키징은 실리콘 웨이퍼를 가공해 생산한 칩(전공정)을 쌓거나 묶는 것이다. 과거 패키징은 외부 충격, 온도‧습도로부터 칩을 보호하는 포장 수준이었다. 최근까지 전공정 단계에서 초미세화 경쟁이 치열했으나 제품 고도화로 패키징 기술이 경쟁력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는 구조로 진화했다.

업계 관계자는 “같은 고성능 제품을 만든다고 봤을 때 전공정에서의 노력보다 후공정 개선을 통해 생산하는 게 효율이 더 높다”고 말했다.

패키징 기술은 다양한 종류의 반도체를 만드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에 빼놓을 수 없는 경쟁 요소였다.

대만 TSMC가 세계 파운드리 시장 1위에 안착할 수 있었던 배경도 패키징 기술을 선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TSMC는 2011년 서로 다른 반도체 칩을 레고 블록처럼 연결해 고성능 반도체로 만드는 칩렛 기술을 개발했다. 칩렛을 기반으로 한 2.5D 패키징 기술을 5세대까지 발전시켰다. 삼성전자는 2021년 ‘아이큐브’라는 2.5D 패키징 기술을 선보이며 추격을 시작했다.

패키징 기술 경쟁을 메모리 반도체까지 확산시킨 기폭제 중 하나는 인공지능(AI) 서버용으로 수요가 급증한 고대역폭메모리(HBM)이다.

HBM은 여러 D램을 수직으로 쌓아 수백~수천 개의 구멍을 뚫어 상단과 하단의 칩을 연결하는 첨단 패키징인 실리콘관통전극(TSV) 기술이 핵심이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제품 성능을 좌우하는 패키징 기술이 곧 경쟁력”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패키징 기술 개발 및 인프라 구축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패키징 분야에 수조 원을 투자한다.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사장)은 이달 초 서울대 강연에서 “올해 패키지(어드밴스드패키징)팀을 신설했다”며 “멀티칩으로 패키지를 만들어 무어의 법칙을 극복하고 세상에 없는 기술을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인텔 공동 설립자 고든 무어가 1965년 제안한 무어의 법칙은 반도체 칩에 집적할 수 있는 트랜지스터의 숫자가 2년마다 2배씩 증가한다는 이론이다.

SK하이닉스는 미국에 20조 원 규모의 첨단 패키징 및 연구개발(R&D) 시설 건립을 위해 부지를 물색 중이다. SKC는 미국 반도체 패키징 스타트업 칩플렛의 시리즈B 투자 유치에 참여해 약 12%의 지분을 확보할 예정이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전 세계 패키징 시장은 올해 574억 달러(약 64조 원)에서 2025년 649억 달러(약 93조 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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