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형 전기차 시장 본격 확대 기대
상표등록 마치고 마케팅 전략 수립
현대자동차가 경차 ‘캐스퍼’의 전기차 모델 차명을 '캐스퍼 일렉트릭'으로 확정했다.
13일 현대차그룹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경형 SUV 캐스퍼를 기반으로 한 전기차의 이름을 '캐스퍼 일렉트릭'으로 확정했다.
전기차 특성을 담은 직관적 차 이름을 앞세워 기존 캐스퍼와 차별화를 추진하는 한편, 경형 전기차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고수하겠다는 계획이다.
앞서 기아는 전용 전기차 EV6와 EV9 등을 시작으로, 내연기관에 전기 파워트레인을 얹는 '파생형 전기차'에 'EV'라는 이름을 쓰고 있다.
이와 달리 현대차는 코나 일렉트릭, 제네시스 G80 일렉트리파이드 등으로 차명 차별화를 추진 중이다. 실제로 현대차는 ‘캐스퍼 일렉트릭(CASPER Electric)’으로 상표 등록을 마쳤다.
캐스퍼를 생산 중인 광주글로벌모터스(GGM)도 전기차 생산을 위한 채비에 나섰다. 지난해 말 GGM은 전기차 생산에 필요한 시설을 갖추기 위해 오는 11월 초부터 12월 중순까지 약 한 달 반 동안 공장 가동을 멈추고 모든 설비 설치 작업을 마무리한다고 밝힌 바 있다.
올해 안에 생산설비 건설과 시범 가동을 마무리하는 한편, 내년 상반기에는 시험생산을 거쳐 본격적인 전기차 양산 체제를 갖춘다.
저가형 전기차로 생산되는 만큼 레이EV와 같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장착한다. 레이EV는 중국 배터리 업체 CATL이 생산한 35.2kWh(킬로와트시) 용량의 LFP 배터리를 쓴했다. 1회 충전 시 주행 거리는 복합 205km, 도심 233km 수준이며 복합전비는 14인치 타이어 기준 5.1/kWh다.
가격의 경우 레이EV가 2700만~3000만 원인 만큼 이와 비슷한 수준을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캐스퍼 일렉트릭과 레이EV가 전기차 선택지 확대는 물론 경차 시장 회복세에 힘을 보탤 가능성도 크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협회(KAMA) 등에 따르면 내수 시장에서 경차 판매량은 지난해를 기점으로 회복세에 접어들었다.
내수 경차 판매량은 2018년 12만6448대, 2019년 11만4305대, 2020년 9만6503대, 2021년 9만5305대로 꾸준히 감소했다. 그러나 지난해 13만2911대가 판매돼 증가 추세로 전환했으며 올해 판매량도 7월까지 7만323대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아직 모델명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선제적 차원에서 상표를 출원한 것”이라면서도 “가격이 비싼 전기차 라인업에 선택지를 늘려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