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ㆍSK하이닉스' 기술 유출한 무진전자…벌금 4억

입력 2023-09-13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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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 (이투데이DB)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기술을 빼돌려 중국 회사에 넘긴 혐의로 기소된 국내 장비업체 무진전자 법인에 법원이 벌금 4억 원을 부과했다. 무진전자의 부사장 신 모 씨는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았지만, 법정 구속은 면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25-3형사부(재판장 지귀연 부장판)는 13일 오전 산업기술보호법,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영업비밀누설 등) 등 혐의로 기소된 무진전자 법인에 벌금 4억을 부과했다. 신 씨는 징역 1년의 실형을, 나머지 직원들은 대부분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세메스 정보 사용 부분에 있어서 최고 책임자인 신 씨의 지시나 주도가 없이는 그와 같은 개발이 이뤄질 수 없다고 판단한다"며 "신 씨가 세메스 정보를 이용해 세정 장비 개발 공모에 가담한 사실이 충분히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양형 이유에 대해 재판부는 "반도체 제조 기술과 세정 레시피를 해외에 유출하는 범행은 상당히 무겁고 죄질이 좋지 않다. 피고인들은 국가 핵심기술인 HKMG 반도체 기술도 유출했다"며 "이를 통해 초임계 세정 장비를 개발하는 행위 역시 공정한 경쟁 질서를 위협한다는 점에서 죄질이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다만 재판부는 "피고인들 대부분 위법성 인식이 상당히 약했던 거로 보인다"며 "이 범행 내용이 일반적인 산업 스파이들이 정보를 몰래 빼내서 해외 유출하는 것과는 궤를 달리하는 부분을 감안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신 씨에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다만 법정 구속은 하지 않았다. 나머지 8명의 직원에 대해서는 대부분 징역형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선고했다.

검찰에 따르면 무진전자 직원들은 2018년 8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SK하이닉스의 HKMG 반도체 제조 기술과 세정 레시피 등 국가 핵심첨단기술을 중국 반도체 경쟁업체에 유출한 혐의를 받는다.

HKMG 기술은 D램 반도체의 성능을 높이기 위해 신소재를 사용한 최신 반도체 제조 공정 기술이다.

이들은 또 2017년 3월부터 삼성전자의 자회사인 세메스 전 직원에게서 얻은 초임계 세정 장비 도면 등 첨단기술을 중국 수출용 반도체 장비를 개발하는 데 사용한 혐의를 받는다.

한편 지난 6월 특허청과 대검찰청은 제125차 양형위원회에서 기술유출 범죄의 양형기준이 정비 대상으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기술유출 범죄가 지닌 파급효과에 비해 처벌은 미흡한 부분이 있어서다.

대검에 따르면, 2019년부터 작년까지 선고된 기술유출 사건 중 실형은 10.6%에 불과하다. 2022년에 선고된 영업비밀 해외유출 범죄의 형량은 평균 14.9개월 수준이다.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5년간 적발된 산업기술 해외유출 사건만 총 93건이며, 그 피해규모는 약 25조 원으로 추산된다.

이에 대해 이원석 검찰총장은 "경제안보와 직결되는 기술유출 범죄에 대한 엄정한 수사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한편, 중소기업의 기술탈취 피해보호에 대해서도 역점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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