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장이 와서 투자설명회(IR)를 한 나라가 몇 군데 있었습니다. 그 중 이제 시작하는 단계인 한국이 적극적으로 나서니 '왜 금감원장이 왔냐'며 의아해하는 투자자도 있었습니다."
13일 금감원‧서울시‧부산시‧금융권이 공동으로 개최한 IR인 'INVEST K-FINANCE : LONDON IR 2023'에서 기자와 만난 한 금융사 관계자의 말이다. 한국 금감원장이 방문해 직접 IR에 나선 건 의아할 정도로 이례적이었다는 얘기다.
이 원장은 한국 금융산업 국제화 지원 및 글로벌 금융감독 현안 논의를 위해 10~15일 기간 중 유럽 주요 3개국(스위스, 영국, 독일)을 방문했다. IR에서 이 원장은 직접 영문 발표에 나서 "한국의 금융중심지인 서울과 부산이 명실상부한 글로벌 금융중심지로 도약하도록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그는 "실물경제의 빠른 성장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하며 발전해 온 K-금융은 이제 신뢰와 혁신, 개방성을 토대로 새로이 도약하며 신뢰할 만한 투자기회를 제공하리라 확신한다"고 했다.
실제 IR에서는 진옥동 신한금융회장이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에게 신한금융의 오랜 투자자를 소개시켜 주기도 했다. 진 회장은 이 원장에게 "저희에 15년동안 투자해주신 노르웨이 국부펀드 투자자"라며 소개했고, 이 원장은 투자자에게 "일관된 규제 정책을 펼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며, 해외투자자들이 신뢰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한국 금융사들은 이번 원장의 방문은 한국 금융산업과 금융규제‧감독에 대한 해외 투자자의 인식 제고와 대외 신인도 향상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IR 후 백브리핑에서 "어제 투자자들을 일부 만났고 그들의 IR에 대한 기대를 들었다"라며 "다른 나라도 많이 오는데 한국이 처음 왔다고 해서 상당히 기대가 된다고 했는데, 끝나고 나서 몇 사람 저희 IR팀에서 만난 것을 보면 이 분위기라면 한국 금융지주에 투자할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이번 IR은 여러 가지 불안정한 글로벌 환경에서 우리 경제 금융상황은 거시상황에 대해 투자자 궁금증 많았는데 이를 해소하기 위한 좋은 계기가 됐다"며 "합동으로 하면 투자자들 많이 모을 수 있는 장점이 있고, 여러 목소리를 한꺼번에 들을 수 있다. 유용하고 효과적인 IR이 됐다"고 평했다.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은 "이번 IR의 가장 큰 성과는 시장 불확실성 해소라고 생각한다"라며 "시장 플레이어와 규제당국의 조합이 굉장히 좋은 기회였다. 외부 불확실성도 줄일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은 "우리 같은 금융기업에게는 여러 투자를 하는 데 있어 자기자본이 많아야하는 여건을 개선하는 데 굉장히 도움이 됐다"라며 "서울과 부산이 합동으로 하는 의미 있는 자리를 금감원에서 잘 마련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박종문 삼성생명 사장은 "IR에서 자산운용 사업을 키우자고 많은 분들이 얘기했다"라며 "삼성생명의 방향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느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