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 질 악화…정부 재정 역할 필요”
연령·산업·성별을 기준으로 고용시장의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60세 이상, 서비스업, 여성의 취업자는 늘고 있는 반면 청년, 제조업, 남성의 취업자는 줄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867만8000명으로 전년보다 26만8000명 늘었다.
연령별로는 60세 이상 취업자는 30만4000명 늘어 전체 취업자 증가 폭을 크게 웃돌았다. 산업별로는 숙박·음식·보건·사회복지를 포함한 서비스업 취업자는 34만5000명 늘었다.
인구 고령화와 코로나19 완화에 따른 외부활동 증대 및 돌봄수요 확대로 두 부문의 취업자가 크게 늘었다.
반면 청년층(15∼29세) 취업자는 10만3000명 줄면서 10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청년 인구 감소가 큰 원인이지만 하반기 대기업 신규 채용 축소 등도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우리 경제의 근간인 제조업 취업자도 6만9000명 줄면서 8개월째 감소했다. 수출 감소와 생산 부진이 지속된 탓이다.
고용 안정성이 큰 제조업보다는 서비스업, 우리 경제의 역군인 젊은층보다는 고령자 중심으로 취업자가 늘고 있는 것은 전반적으로 고용의 질이 저하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성별에서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지난달 여성 취업자가 28만1000명 늘어났지만, 남성 취업자는 1만3000명 줄었다. 제조·건설·도소매업 고용 부진에 남성 취업자가 줄고, 서비스업 고용 호조에 여성 취업자가 늘었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양극화 현상은 올해 들어 심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올해 1~8월 전체 취업자 수는 월별(전년대비)로 21만1000명~46만9000명 수준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숙박·음식·보건·사회복지의 서비스업 취업자 수가 24만2000명~43만4000명 증가해 72~128%의 기여율을 보였다. 연령별로는 60세 이상 인구가 29만8000명~54만7000명 증가해 97~141%의 기여율을 보였다.
반면 1~8월 제조업 취업자 수는 월별로 1만 명~9만7000명 범위에서 감소했다. 전체 취업자 수 증가에 대한 제조업의 기여율은 -27%~-3%로 분석됐다.
청년 취업자 수도 5만1000명~13만8000명 수준으로 줄었다. 전체 취업자 수 증가에 대한 청년층의 기여율은 -65%~-12%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여성 취업자 수는 24만6000명~40만1000명 정도 증가해 전체 취업자 수 증가에 88%~117%의 기여율을 보였다.
홍영표 의원은 "양극화 현상이 일자리 상황이 질적으로 악화되고 있음을 의미하는 만큼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정부의 재정 역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