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축구장 50개 크기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롯데 노하우 집대성[베트남판 롯데타운]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내부. (유승호 기자 peter@)

베트남 하노이에 들어선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그랜드 오픈을 이틀 앞둔 20일(현지시간) 김상현 롯데쇼핑 대표이사 부회장은 상기된 표정이 역력했다. 그의 말대로 이곳은 쇼핑 1번지 롯데그룹의 모든 역량을 집대성한 곳이다.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이하 롯데몰 하노이)는 연면적 약 35만4000㎡(약 10만7000평) 규모로, 축구장 50개를 합한 크기다. 이는 하노이 현지 최대 규모로, 롯데는 사실상 ‘베트남판 롯데타운’을 조성해 ‘아시아 쇼핑 1번지’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다. 롯데몰 하노이는 쇼핑몰과 대형마트, 5성급 호텔, 아쿠아리움, 영화관 등 롯데그룹의 다양한 콘텐츠와 역량을 한 데 끌어모은 초대형 상업 복합단지다.

베트남 하노이 호떠이(서호·西湖) 신도시에 들어선 롯데몰 하노이 입구 1층에 들어서자, 탁 트인 넓은 공간을 보니 마치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 했다. 그도 그럴 것이 롯데몰 하노이에는 잠실 롯데월드몰에서 보던 2개 층을 잇는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됐다. 잠실 롯데월드몰에서도 흔히 보던 1층 중앙홀도 비슷했다. 이곳은 잠실처럼 향후 팝업스토어로 활용 예정이다. 개방감은 잠실보다 더 압도적이었다. 쇼핑몰 내부 1층에서 5층을 관통하는 중앙, 좌우 총 3곳의 보이드 위쪽으로 대형 유리 천장을 설치해 자연 채광을 극대화한 것이다.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1층 모습 (유승호 기자 peter@)

롯데몰 하노이 1층은 프리미엄 브랜드 중심의 인플루언서 에비뉴, 2층은 젊은 고객들의 취향을 반영한 플레이그라운드 테마를 적용했다. 3층은 라이프스타일, 스포츠 등 가족 친화형 테마 패밀리 원더랜드, 4층은 문화 체험을 위한 크리에이티브 파크다. 5층은 어린이 공간 ‘키즈 판타지아’ 테마로 꾸몄다. 쇼핑몰 곳곳에는 예술 작품이 설치돼 볼거리를 선사했다. 고객 동선을 따라 12개의 대형 디지털 사이니지의 현란함도 상당했다. 쇼핑몰 내 총 233개 매장 중 약 40%인 85개 매장은 특화 매장이다. 롯데몰 하노이에는 베트남에 처음 선보이는 브랜드가 25개, 하노이 최초의 브랜드가 28개이며 플래그십 콘셉트의 매장이 32곳이다.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에 들어선 십원빵 매장. 십원빵을 먹기 위해 베트남 고객들이 매장 앞에 기다리고 있다. (유승호 기자 peter@)

3~4층에 집중된 식음료(F&B) 매장에는 베트남 현지의 맛집을 한 데 모은 ‘더 푸드홀’과 한국 전문 식당가 ‘K-플레이버’로 구성했다. 이차돌, 수라, 돈치킨 등 많은 한국 외식 업체들이 진출했다. 특히 십원빵 매장이 인기였다. 인플루언서가 소개한 SNS 바람을 타고 줄을 서있는 진풍경이 하루종일 계속됐다.

인구 구조상 40대 이하 비율이 높은 베트남 고객 수요에 맞춰 가족 대상 시설도 다양했다. 특히 어린이 실내 놀이터 ‘챔피언1250’이 큰 인기를 끌면서 프리오픈 기간 중 전체 매장 중 매출 1위를 찍었다. 또 베트남 최대 규모의 골프 편집 매장인 ‘땃(TAT)골프’에 들어선 시타실과 퍼팅존에는 골퍼 고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20일 베트남 고객 들이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롯데마트 내에 있는 풍미소에서 빵을 구매하고 있다. (유승호 기자 peter@)

롯데몰 하노이 지하 1층에는 ‘롯데마트 웨스트레이크점’이 있다. 작년 7월 베트남 빈시에 문을 연 이후 약 1년 만의 출점이며, 베트남 16호점이다. 롯데마트 웨스트레이크점은 영업면적 4300㎡(약 1300평) 규모의 단층 매장이다. 매장 면적의 약 90%를 그로서리로 구성해 최근 롯데마트의 혁신 점포인 ’제타플렉스’의 베트남판이다.

강성현 롯데마트·슈퍼 대표는 “웨스트레이크점은 제타플렉스 콘셉트로 모든 역량을 집약했다”며 “혼을 갈아 넣어서 만든 점포”라고 강조했다.

롯데몰 하노이에는 잠실 롯데월드몰에도 있는 아쿠아리움과 시네마도 있다.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하노이는 9000㎡(약 2750평) 규모, 약 3400여톤의 수조를 보유해 베트남 도심에 선보인 최대 규모 수족관이다. 베트남 독립기념일 연휴(9월 1일~4일)에는 일평균 방문객이 1만여 명 방문할 정도로 인기다.

박재성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하노이 법인장은 “베트남 사람들은 생물에 대해 친근감 가지고 있고 자연환경 보호에 대해서도 한국인 인식과 비슷하다”며 “체험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해양환경 생물에 대해 국민들이 친근감 갖게 할 것”이라고 했다.

롯데시네마 웨스트레이크관은 총 9개관 1007석 규모로 프리미엄 상영관 ‘샤롯데’와 ‘리클라이너’ 특화관이 각 2개관씩 있다. 특히 프리미엄 상영관은 티켓 한 장에 1만5000원 수준인데 매일 평균 좌석 점유율 50%를 기록하고 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특히 경쟁사와 차별화하기 위해 신발 살균 서비스도 제공한다.

김두진 롯데시네마 웨스트 레이크 팀장은 “(고객들이)영화 볼 때 슬리퍼를 저희가 제공해 드리며서 신발을 보관하고 살균·탈취 서비스를 베트남 최초로 진행하고 있다”며 “고객 호응도 좋은 편”이라고 밝혔다.

▲롯데시네마 웨스트레이크관에서 베트남 최초로 진행하는 신발 살균·탈취 서비스. (유승호 기자 peter@)

롯데몰 하노이는 지난달 프리 오픈 이후 현지인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메인 시설인 쇼핑몰 누적 방문객은 약 200만 명에 육박한다. 하루 평균 약 3만명 꼴로, 주중에는 약 2만5000여명, 주말에는 5만 명 가까이 찾았다. 하노이 인구가 약 840만 명인데, 하노이 시민 5명 중 1명이 방문한 셈이다. 특히 방문 인원의 절반 이상이 35세 미만으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폭발적 인기다.

롯데그룹은 롯데몰 하노이를 내세워 베트남 시장을 적극 공략할 방침이다. 22일 오픈 기념식에는 신동빈 회장도 참석한다. 신 회장은 이번 베트남 방문 일정 동안 현지 사업장을 둘러보는 한편, 베트남 정·재계 관계자들을 만나 롯데의 베트남 사업 강화 방안을 모색하고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에 대한 지지도 요청할 계획이다.

김상현 롯데쇼핑 부회장은 이곳을 베트남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김 부회장은 “잠실 (롯데월드몰)과 마찬가지로 호텔, 서비스 레지던스, 아쿠아리움, 시네마, 마트, 백화점이 같이 모여서 통합된 시너지를 냈다”며 “항상 고객이 찾고, 원하는 곳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동남아시아에서 모든 역량 쏟아 부어서 프리미엄 쇼핑 일번지가 4100만 고객 데이터 통해 리테일 테크로 새로운 성장력을 삼겠다”면서 “올해 영업이익 5050억 원을 달성하는 가이던스와 3년 후에 이 비전을 통해 영업이익 1조 원을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