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은행 기업가치, 해외은행보다 크게 낮아…영업모델 다각화 실현해야"

입력 2023-10-0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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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은행 PBR 평균치 0.32배…英·日·美보다 현저히 낮아
이자이익 비중 높아 수익의 지속가능성 저조 원인 작용
자산관리서비스·해외진출 확대 등 수익 다변화 강화해야

(연합뉴스)

국내은행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해외은행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이자이익 비중을 높이려는 국내은행의 정책적 노력이 성과를 보여야만 시장에서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3일 한국금융연구원의 '국내은행 기업가치 전망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영국 금융전문지 '더뱅커(The Banker)'가 발표한 '2023년 글로벌 100대 은행'에 포함된 국내은행의 PBR 평균치는 0.32배로, 영국(0.56배), 일본(0.57배), 미국(0.98배) 등에 비해 상당히 낮았다.

PBR은 주가를 주당 순자산(자기자본)으로 나눈 값으로, 자기자본 장부가대비 시장가의 비율을 뜻한다. PBR이 1배 이상이면 해당기업 경영진이 현재의 자산과 부채를 가지고 장부가 이상의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는 의미다.

국내 은행산업의 PBR이 낮은 것은 △수익의 지속가능성 저하 △낮은 배당성향 △은행주 보유 관련 규제에 따른 수요 제한 등이 거론된다.

보고서는 "국내 은행은 이자이익 비중이 높아 경기순환상의 금리 변화에 당기순이익이 민감하게 반응하며 높은 변동성을 보이는 것이 수익의 지속가능성을 낮추는 방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국내은행의 PBR을 높이기 위해서는 비이자이익 비중을 높이는 등 영업모델 다각화에 따른 수익의 지속가능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우리 금융당국도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개선 방안 태스크포스(TF)'를 통해 자산관리서비스의 활성화, 금융-비금융 간 융합 촉진, 벤처투자 및 해외진출 확대 등을 통해 은행권 업무의 수익성 다변화를 도모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자산관리서비스가 투자자문업 활성화, 신탁업 혁신 외에 투자일임업으로까지 확대되는 것이 은행 기업가치를 높이는데 긴요할 것으로 전망했다.

유럽을 중심으로 은행의 횡재세(초과이득세) 도입 움직임이 이뤄지고 있는데 대해서는 국내의 경우 유럽과 다른 상황인 만큼 도입 필요성이 높지 않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국내에서도 정치권을 중심으로 은행의 횡재세 도입을 검토 중에 있다. 이미 관련 법안이 발의된 상황으로, 금융당국에서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상황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작년 7월에 11년간 제로수준에서 유지하던 정책금리를 처음으로 인상하기 시작해 올해 9월 4.50%까지 인상했다. 이후 팬데믹 긴급매입프로그램, 은행 대출 관련 유동성 공급 등 양적완화정책을 여전히 병행하면서 은행에 유동성을 공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유로지역 은행은 양적완화정책에 따른 풍부한 유동성에 기인해 ECB의 정책금리 인상 이후에도 예금금리 인상을 통한 자금조달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고, 이런 상황에서 초과이익이 발생하자 정치권을 중심으로 초과이익세 도입이 진행됐다.

반면 국내은행은 상황이 다르다. 임형석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내은행은 지난해 기준 예금베타가 신규취급기준 118.2%, 잔액기준 62.2%로 유로지역 은행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며 "취약계층 등을 위한 사회공헌활동도 더욱 강화하고 있어 유로지역 은행과는 제반 사황이 다른 만큼 국내은행에 대한 초과이익세 논의의 실효성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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