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 앞둔 캐리성 수요 유입, 외인 3선 매수 10선 매도
당분간 해외 변수가 좌우…유가·환율 상승에 10월 금통위도 부담
채권시장이 약세장을 지속했다. 단기물보다 장기물이 상대적으로 약해 일드커브는 스티프닝됐다. 특히 국고채 10년물 이상 장기물 금리는 일제히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미국 정부의 셧다운 우려감이 커지는 가운데 국제신용평가기관 중 하나인 무디스가 미국 신용등급을 강등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왔다. 이에 따라 밤사이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4.53%까지 올라 저지선으로 여겨졌던 4.5%선을 15년11개월만에 돌파했다. 아시아장에서도 미국채 금리 상승세는 이어졌다.
반면, 긴 추석연휴를 앞두고 단기물을 중심으로 캐리성 수요가 유입됐다. 외국인이 국채선물 시장에서 3년물을 매수한 반면, 10년물을 매도하는 스티프닝 베팅에 나선 것도 영향을 미쳤다.
오후들어 이복현 금감원장의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기대 발언이 약세를 저지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금융감독원이 이후 원론적 언급이라고 부인하긴 했지만, 채권시장 입장에서는 약세장속 단비같은 소식이었다. 파이낸셜타임스 스톡익스체인지 러셀(FTSE Russell)은 29일 우리나라 국채의 WGBI 편입 여부를 발표할 예정이다.
채권시장 참여자들은 추석 연휴가 길어 기관들로서는 포지션을 무겁게 가져가긴 부담스런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당분간 해외 요인들에 의해 장이 좌우될 것으로 내다봤다. 국제유가가 상승하고 있는 와중에 원·달러 환율이 1350원선에 근접해 연고점을 경신한 것은 새로운 부담이라는 진단도 나왔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 대한 경계감을 높일 수밖에 없는 재료라는 분석이다.
이자율스왑(IRS)와 개인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준거금리인 양도성예금증서(CD)91일물 금리는 보합인 3.83%로 고시됐다. 이틀연속 보합세를 이어간 것이다.
한은 기준금리(3.50%)와 국고3년물간 금리차는 39.1bp를 기록했다. 10-3년간 스프레드는 2.7bp 벌어진 16.3bp를 보였다. 이는 지난달 22일 18.4bp 이후 한달만에 최대치다. 시장 기대인플레이션을 반영하는 국고10년 명목채와 물가채간 금리차이인 손익분기인플레이션(BEI)은 1.4bp 상승한 278.4bp로 2012년 4월27일 280bp 이후 11년5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결제는 40만2513계약을, 거래량은 12만4153계약을 나타냈다. 원월물 미결제 3계약을 합한 합산 회전율은 0.31회였다.
매매주체별로 보면 은행은 2846계약을 순매도해 이틀연속 매도세를 이어갔다. 반면 외국인은 2070계약을 순매수해 사흘째 매수세를 보였다.
12월만기 10년 국채선물은 39틱 하락한 107.57을 기록했다. 장중 저점은 107.34, 고점은 107.78이었다. 장중변동폭은 44틱을 보였다.
미결제는 17만1235계약을, 거래량은 7만2458계약을 기록했다. 원월물 미결제 11계약과 거래량 1계약을 합한 합산 회전율은 0.42회였다.
매매주체별로 보면 외국인은 2314계약을 순매도했다. 보험도 1453계약을 순매도해 10거래일연속 매도세를 이어갔다. 이는 지난해 7월29일부터 8월17일까지 기록한 13거래일연속 순매도 이후 1년1개월만에 최장 순매도 기록이다. 반면 금융투자는 2958계약을 순매수해 5거래일째 매수대응했다.
현선물 이론가의 경우 3선은 저평 2틱, 10선은 저평 5틱이었다. 3선과 10선간 스프레드 거래는 전혀 없었다.
이어 “추석 연휴가 길어 기관들이 포지션을 무겁게 가져가기는 부담스러울 듯하다. 당분간 국내 재료보다는 해외쪽 변수에 따라 움직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장이 약해지면 스팁, 강해지면 스팁을 되돌리려는 패턴이 이어질 것 같다”고 예측했다.
또다른 채권시장 참여자는 “연휴를 앞두고 캐리성 수요가 유입되면서 장초반 약세를 만회하는 흐름이었다. 금감원장의 WGBI 편입 가능성 뉴스도 다소나마 강세 심리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시장도 혹시 모를 가능성에 대비하는 모습이긴 했다”고 전했다.
또 “원·달러 환율이 1350원 부근까지 올라 연고점을 뚫었다. 이후 더 오른다면 다음달 금통위에 대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겠다. 유가나 환율이 상승 흐름이라면 4분기 물가도 의외로 전개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당장 10월초 발표될 9월 물가지표가 높게 나온다면 10월 금통위에서 인상 소수의견에 대한 부담감이 생길 수도 있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