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구속영장이 기각된 가운데 27일 민주당이 의원총회를 열고 윤석열 정권의 ‘정치 수사’를 비판하며, 윤 대통령의 사과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해임을 촉구했다.
이날 오전 9시 30분 민주당은 전날 이 대표 영장 기각 후 당 결집을 도모하고, 대여 투쟁 강화에 뜻을 모으기 위한 의총을 개최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의총에서 ‘이재명 대표 구속영장 기각 관련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입장문’이라는 제목의 결의문을 의결하고 윤석열 대통령의 사과와 한동훈 장관을 즉각 파면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윤석열 검사독재정권의 무리하고 무도한 ‘이재명 죽이기’ 시도가 실패했다. 사필귀정”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은 이재명 대표 표적수사와 무리한 구속 시도에 대해 사과하고, 이번 수사를 사실상 지휘한 한동훈 장관을 즉각 파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법과 원칙, 양심과 정의에 따른 사법부의 판단을 환영하고 존중한다”며 “애초부터 영장 청구는 부당한 검찰 폭력이자 정치보복이었다”고 평가했다. 이 대표 수사에 대해선 “정권의 참혹한 국정실패를 감출 요량으로 검찰권을 동원, 악용한 비열한 공작, 그 자체”라며 “이번 일은 검찰 역사상 최악의 오욕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국민과 역사를 이기는 권력은 없다. 민주당은 앞으로도 정권의 폭정에 정면으로 맞서겠다”며 “이재명 대표를 중심으로 당의 역량을 총결집하겠다. 민생 파괴, 민주주의 말살, 법치 유린으로부터 국민의 삶을 지키고, 민주공화국의 가치를 지키겠다”고 공언했다.
홍익표 신임 원내대표는 의총 비공개 전 모두발언에서도 이 대표 구속영장 기각에 대해 “검찰의 무도한 행위에 대해 사법부가 아직은 법적 정의가 살아 있다는 것을 보여준 판단이었다”며 “취임과 동시에 큰 선물을 받은 기분”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정부에 국회에 대한 태도 변화를 요구했다. 홍 신임 원내대표는 “이렇게 안하무인으로 국회를 무시하고,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를 무시했던 정부를 본 적이 없다”며 앞서 의결된 한덕수 국무총리 해임건의안와 관련해 “대통령은 국회 다수 의견에 대한 존중을 표해달라. 그것이 여야 협치의 시작”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의총에 참석한 의원들은 전날 이 대표 영장 기각 소식에 한숨 돌린 듯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홍 신임 원내대표의 모두발언 내내 “맞습니다”, “복덩이” 등의 말을 외치고 박수를 보내며 응원을 하기도 했다.
범친명(친이재명)계 홍 의원이 신임 원내대표로 당선된 데다 이 대표 구속영장이 기각된 만큼 당분간은 이 대표를 중심으로 동력 회복에 시동을 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날 의총에서는 가결파 색출 등에 관한 논의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민주당은 대여 투쟁을 다시 강화할 전망이다. 박성준 대변인은 이날 의총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추석 연휴 이후 장외 촛불문화제를 재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 당은 ‘장관 후보자 등 인사 문제, 민생경제 위기, 방송장악 시도’를 중심으로 집중 공세를 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