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4인 4분기 증시 전망, 연말 '막판 뒤집기' 노리는 대형·성장주

입력 2023-10-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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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 다진 후 상승 기대되나 유가·금리 추이 지켜봐야”

(그래픽 신미영)

올해도 어느새 마지막 4분기 만을 남겨두게 됐다. 3분기 중 부진했던 국내외 증시가 막판 뒷심을 발휘해 반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3분기 초 2564.28로 시작한 코스피 지수는 분기 말 99.21포인트(3.87%) 빠진 2465.07로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도 같은 기간 각각 3.65%, 4.12% 하락했다. 채권금리가 오름세(가격 하락)를 이어가면서 외국인·개인 투자자 자금 이탈도 이어졌다. 외국인은 3분기 중 코스피 시장에서 3조3541억 원어치를 순매도했고, 개인들의 증시 예비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은 4개월여 만에 50조 원을 밑돌았다(9월 기준). 증시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예금과 채권으로 몰렸다.

국제 유가는 하루가 다르게 높아져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헝다(에버그린)에 이어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 등 중국 부동산 위기도 현실화하고 있다.

하반기 국내 경기와 기업 실적 회복 전망도 요원해졌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국내 경제를 두고 “내수와 수출이 모두 부진한 전형적인 불황 국면에 있다. 수출 부문은 하반기 반등으로 기대됐던 대중국 수출과 반도체 수출이 침체를 지속하면서 경제 성장 동력으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며 “내수 부문도 고물가·고금리에 따른 실질 구매력 약화로 총수요를 크게 확장시킬 여력이 약해 보인다”고 짚었다.

국내 투자자들의 고민과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증시 전문가 4인에게 4분기 국내외 증시 전망 등에 관해 물었다. 이들은 4분기 증시가 바닥을 치고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는 한편 금리와 유가 추이를 가장 큰 변수로 짚었다.

4분기 증시 바닥 다지고 상방 기대

전문가들은 대부분 4분기 증시가 바닥을 다지고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대형주를 중심으로 추세상 저점을 완만히 높여가는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10월부터 시작되는 3분기 실적 시즌을 통해 시장이 이익 전망 추가 개선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는 대체로 박스권 흐름을 예상한다”면서도 “근원 물가와 고용 둔화로 금리 추가 상승 여지는 좁은 것으로 판단한다. 고유가로 3분기 실적에 대한 눈높이는 낮아질 수 있지만, 연말로 갈수록 수출 회복이 가시적으로 나타나면서 증시 상방에 무게를 둔다”고 말했다.

이승훈 IBK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10월 중순까지는 변동성이 클 것 같다”며 “10월 중순 이후 유가나 경기 지표를 봐야한다. 그 이후로는 증시가 긍정적으로 바뀔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수출 개선 기대감 긍정적…유가·금리가 변수

전문가들은 국내 수출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는 한편, 유가, 금리 등이 증시 향방을 결정할 요소라고 봤다.

오태동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4분기 한국 수출 회복에 따른 기업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며 “국내 수출과 더불어 메모리 반도체 업황 반등 여부 등이 연말까지 국내 증시에 큰 영향을 줄 변수”라고 짚었다.

이승훈 본부장은 “모든 하락 국면이 막바지에 와 ‘오히려 더 나빠지기는 쉽지 않다’는 게 긍정적인 요인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며 “수출도 바닥을 다지고 있고, 금리 인상이 명확해지지만 않는다면 시장은 안정적인 랠리를 펼치겠다. 다만, 그 사이에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거나 채권 금리,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문 등에서 이슈가 발생한다면 불확실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최유준 연구원은 “금리, 유가, 반도체, 중국 부양책이 4분기 증시 주요 변수”라며 “금리는 영향력이 점차 둔화하고, 유가는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으나 배럴당 100달러 돌파 여부가 관건이다. 반도체는 감산 효과가 나타나고 있으며, 수출회복은 점진적으로 기대된다. 중국 부양책은 강도가 높지는 않으나 경기 바닥 통과에 대한 기대를 높이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연말 테마주 약세 우려…대형주 중심 전략 추천

전문가들은 4분기에 이차전지, 인공지능(AI), 로봇 등 테마주가 약세를 보일 수 있으며 대형주 위주 투자 전략이 유효할 것으로 내다봤다.

오태동 센터장은 “올해 초부터 테마·이슈 종목 장세가 지속한 것은 대형주들의 실적 회복이 지연된 것에 따른 풍선효과가 작용한 것”이라며 “대형주 실적이 개선되는 구간에서는 수급이 대형주로 몰리면서 중소형주 성과가 부진해질 수 있다. 연말 자산운용사들의 수익 확정, 대주주 요건에 해당하는 개인투자자 차익 시현으로 테마주가 힘을 잃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포트폴리오를 대형 실적 개선 업종 중심으로 구성할 필요가 있는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최유준 연구원은 “최근 신용융자 상환과 대주주 양도세 이슈로 성장주 매도 압력이 강화됐다”며 “AI, 반도체, 로봇 관련주의 성장 방향성에 대해서는 긍정적이나 당분간 관망이 필요하다. 금리 정점 통과 후 접근하는 것이 좋다”고 언급했다.

한편, 중국발 리스크는 우려에 비해 크지 않으며, 달러 강세와 엔화 약세도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이승훈 본부장은 “중국에서 부동산 부문 이슈가 터지고 있기는 하나 중국 정부의 통제하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본다. 이런 이유에서 중국도 바닥을 다지면서 안정화 국면에 들어간 것으로 생각된다”며 “당분간 달러·유가 강세가 이어지면서 엔화 약세도 10월 중순까지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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