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말 일반 금융소비자 실험....CBDC 발행시 대응위한 기술검증 마무리
한국은행과 금융당국이 디지털 화폐인 ‘CBDC’ 활용 테스트에 본격 돌입하면서 내년 말부터 은행 예금을 기반으로 한 예금토큰 발행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이번 테스트 이후 토큰화된 지급수단이 도입되면 디지털 지갑 속에 현금 개념인 CBDC가 가계와 기업 등 경제주체들에게 직접 발행돼 일상 생활에서도 쓸 수 있게 된다. 다만, 아직 CBDC 도입이 최종 결정된 것이 아닌 만큼 현행법 안에서 실험이 진행된다.
◇ 수수료 절감 실시간 수령...혁신서비스 개발 촉진
금융당국은 CBDC가 상용화될 경우 혁신 서비스 개발을 촉진 할 것으로 예상했다. CBDC를 통해 디지털자산의 안전한 결제가 가능해지고, 장기적으로는 금융산업 내 경쟁 제고를 통한 소비자 후생 증대할 것이란 설명이다.
4일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이번 테스트를 계기로 중고물품 매매, 보험 등 복잡한 거래의 처리 프로세스를 개선할 수 있는 다양한 혁신 서비스가 개발될 경우 소비자 편의성이 향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예컨대 중고 전기차 시장의 경우 정보 비대칭성이 크고, 배터리 분리 구독 등의 판매 방식 도입시 분산원장 기반의 인증서, 디지털통화 등을 통한 투명성과 효율성이 개선될 여지가 높다는 것이다.
결제 수수료도 절감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예금 토큰 등은 현행 계좌이체와 유사하다. 이에 따라 카드 등에 비해 수수료 측면에서 판매자 후생이 증진될 수 있을 것이란 얘기다.
이 관계자는 “중개기관의 개입이 최소화되면서 예금 토큰 등을 통한 결제 수수료를 낮은 수준으로 책정할 수 있다”며 “새로운 지급수단 도입으로 경쟁이 제고되고 지급서비스 시장 전체의 수수료 인하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물품·서비스 판매 대금을 실시간에 가깝게 수령할 수 있어 소상공인 등의 유동성 관리에 도움이 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통상 신용카드를 이용한 판매시 카드사가 매출전표 매입 후 통상 3영업일 후 대금을 판매자 계좌로 입금된다.
금융당국은 10월 이후 시스템 개발 사업자 및 참가 은행 모집·선정, 테스트 대상 활용사례 구체화 등을 진행한다. 이후 내년 4분기 일반 이용자 대상 테스트 실시를 목표로 내년 중 시스템 구축 및 일부 사례에 대한 개념검증 등을 완료할 계획이다.
◇ 은행권은 기회...블록체인 플랫폼 구축 ‘속도’
은행들은 당국의 CBDC 테스트에 맞춰 만반의 준비를 갖춘 상태다. 향후 특정 영역에서의 실증사업 및 관련 사업의 현실화가 이뤄질 것을 대비해 정책 모니터링 및 기초 기술을 활용한 기술검증(POC) 형태로 내재화를 마무리했다. 한국은행이 당장 CBDC를 발행 했을 때 즉시 대응하기 위해서다.
신한은행은 이달 중 글로벌 블록체인 인천 콘퍼런스에서 대체불가토큰(NFT)을 발행할 예정이다.
신한은행은 2021년 3월 CBDC 대응 기술검증 사업을 완료했다. 이를 통해 CBDC유통 환경 구성 후 개인 간 송금, 결제·정산과정 테스트를 끝냈다. 지난해 11월에는 한은 CBDC금융기관 연계 실험을 끝내고 행내 CBDC블록체인 시스템 도입 및 구축을 완료했다. 올해 1월에는 쏠(SOL)앱 NFT 월렛 연동을 오픈(디지털자산)했다.
하나은행은 블록체인 기술 개발에 한창이다. 하나은행은 6월 미래에셋증권과 미래 디지털 금융을 선도하기 위해서 토큰증권 및 웹3.0 사업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우리은행도 지난해 1월 블록체인 플랫폼 기술검증 추진을 끝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한은 CBDC 모의실험 연구 민간기관 유통을 위한 기술검증을 완료한 상태로 향후 한은 CBDC 유통 실험(활용성 테스트)에 적극 대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NH농협은행은 지난해 2종의 블록체인을 개발, 검증 환경에 구축, CBDC를 활용한 다양한 시나리오 기반 디지털자산 기술검증을 진행했다. 농협은행은 블록체인 기반 해외송금 시나리오를 실증하는 등 연구, 실험을 통해 실사용에 필요한 다양한 가능성과 쟁점이 될 만한 문제점 등에 대한 검토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