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이 올해 하반기부터 경기가 반등하는 '상저하고' 전망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봤다. 최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까지 발생해 대외 경제 불확실성이 커졌고, 미국의 금리 인상 기조 등 여건도 쉽지 않은 분위기이지만 대통령실은 관련 사항을 면밀히 모니터링해 대응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9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통해 "반도체나 수출, 산업 동향을 봤을 때 (상저하고) 전망은 아직 유효하다"고 밝혔다. 경제 지표 측면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1.4%, 상반기 성장률은 0.9%인 점을 보면 올해 하반기 지표가 나아질 것이라는 게 대통령실 분석이다.
최 수석은 "미국 금리만 놓고 보더라도 예상보다 올라갈지도 모르고 내려갈지도 모른다. 미국 경기가 생각보다 좋다는 긍정적인 사인도 있다"며 "유가가 높은 것도 앞으로 불확실성이 커지지만, 일부러 산유국이 감산한 의도로 (나온) 효과도 있다. 지금 국제 금융시장 불안전성은 지난해보다 불확실성이 줄어든 범위 안에서 수요·공급 변동성에 따른 영향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최 수석은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 여러 가지 변동성에 대해 저희가 경계를 늦추지 않고 최대한 모니터링하고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열고 노력하겠다"며 "물가 수준 자체가 높아 민생의 실질 소득은 감소한 부분이 있다. 여러 가지 민생 관련 부분들은 대책을 논의하고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최 수석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에 따른 국제 유가 변동 가능성을 시사한 뒤 "유가 부분이 저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며 "이건 대외 여건이기 때문에 저희가 어떻게 할 수 없는 부분이지만, 국내 기업이나 가계에 미치는 영향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유류세 부분도 있고 몇 가지 국내 제도도 있다"고 말했다.
올해 하반기 공공요금 인상 압박이 커지는 상황에 대해서도 최 수석은 "국내 물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에너지 가격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중앙 정부가 관리할 수 있는 공공요금에 대해서는 서민에게 미칠 부담과 해당 기업에 대한 건전성 등을 균형 있게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대통령실은 미국 정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중국 공장에 대한 반도체 장비 반입 규제를 무기한 유예하기로 한 것과 관련 "지난해 조 바이든 대통령이 방한, 올해 윤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과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담에 이르기까지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첨단 산업 공급망과 수출 관련 긴밀한 공조 의지를 지속적으로 확인해 왔다"며 윤석열 정부 들어 한미동맹 기반 위에 정부와 기업이 합심해 대응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이어 "미국의 반도체 장비 수출 통제 관련 사항을 해소하는 과정에서 미국 정부의 다양한 분들과 대화를 했다. 당분간 우리 기업에 크게 부담될 추가적 조치나 내용은 포함되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며 "앞으로 새로운 통상 이슈 발생 가능성에 정부는 기업과 소통하고 미국 국가안전보장회의(NSC)와 긴밀하게 대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